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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U ] in KIDS
글 쓴 이(By): UYHYUL ("의혈사랑"�@)
날 짜 (Date): 1995년06월04일(일) 07시02분21초 KDT
제 목(Title): 이대생과의 대학 첫! 소개팅! - 나의 추억�


대학 1학년 때 였다. 신입생에겐 모든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대학문화라는 것이...

그중의 하나, 대학축제... 

내가 신입생이던 1989년, 그 해 봄은 무척이나 뜨거웠었다.  데모하는 선배 형들을 

따라 나도 같이 덩달아 '평양축전 참가!'를 외치고 다니던 때였다.

여름에 있을 평양에서의 축전에 참가 하고자 전대협에서는 평축 참가 투쟁을 

하나의 전략으로 내세웠고 전국의 대학들은 이에 동조 하여 평양축전에 대한 

홍보와 그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들을 퍼뜨리고 있었다.

우리 중앙대학교도 예외는 아닌지라 그 당시 '평양축전가' 의 노래와 율동, 

그리고 평양 시가지를 지도로 그려 전시를 하는등, 또한 평양시의 그림을 담은 

엽서도 판매하는등, 그러한 모습들이 흔히 눈에 띄었었다.

물론 6공정부는 눈에 불을 켜고 그러한 학생들의 불장난(?)을 막으려 했었고...


그런 봄이었다.

우리 중대는 지금은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때만 해도 봄에는 2-3일간 간단히 축제를 

즐기고 가을에 약 1주일간 본격적인 축제를 했었다. 

그리하여, 그 해 봄에도 간단한 행사와 놀이로 만족을 하던 그런 때였는데 , 그리고 

평양축전에 대한 열기가 고조 되던 그런 때였는데............

축제 마지막날이었다. 모두들 대운동장에 모여서 축제를 마무리 하고 끝으로 한 판 

즐기자는 의미에서 대운동장에 모여 대동 한마당을 갖기로 했는데 막 운동장에 

들어서서 선배형들과 대형을  만들며 노래와 율동 준비를 하는 순간에,

 "야, 야, 대원아, 아이고 헉헉, 숨차라, 너 말이야, 내 친구의 친구 파트너좀 

해줘라, 에고 힘들다, 나 죽네, 헉헉, "

  "잉? 그게 무슨  소리야? 파트너?"
               
우리과 89동기인 무철이였다. 강원도 강릉에서 서울로 유학온 친구였는데 입학 

초부터 이대에 다니는 자기 여자친구 자랑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고 다니던 

밉지 않은 친구였다. 근데, 이번 축제로 그 여자친구가 다른 친구 한명과 함께 

무철이도 보고 중대 축제도 구경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근데 사람이 없다고 나보고 

졸팅의  파트너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놀러 왔으면 � 왔지 꼭 파트너가 있어야돼?'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우리 

학교에 온 손님이라는 생각에 어정쩡한 답변을 하고 말았다. " 으..응..그래 "

사실 그게 나에겐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하는 미팅, 소개팅, 무슨무슨팅을 통털어

그야말로 초보인 '팅'이었다. 졸팅이긴 했지만.... (졸지에 하는 팅)

축제기간중 그냥 편한대로 청바지에 T셔츠하나 걸치고 얼굴은 시커멓게 하고 

다니면서 난장판으로 다니던 내게 그 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철이의 부탁(?)을

들어주던 그순간에도 난 청바지, 그리고 허스름한 남방 하나의 차림이었다.

어찌어찌해서 무철이가 교문 앞에 있던 그 아이들을 대운동장까지 모셔왔고(?)

네사람은 어정쩡하게 인사를 나누고는 곧바로 평양축전가가 울려 퍼지는 

대운동장에서 선배형들의 눈치를 살살 살피며 무척이나 거북하게시리 평양축전의 

노래와 신나는 율동을 해야만했다. 생각 해 보라, 이런 학생운동의 성향이 강한 

대학축제의 행사에 멋도 모르는 다른 대학의 학생들과 그것도 여학생들과 그들이 

이런 행사를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대운동장에서 서로 팔장을 

끼고 빙빙 돌고 하는 그런 행위가 나에게 얼마나 불편하게 느껴졌는지를...

난 그들이 혹시나 불쾌해 하지나  않을까 하는 그런 조바심에서 아무말도 없이 
                                                                               
그저 춤추고 노래하고 간혹 웃다가 그러곤 했다. 만난지 몇분도 안되어서 서로 

팔장을 끼고 손을 잡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그런 율동들........

거의 두시간에 걸쳐 그 행사는 계속 되었고 우리들은 그 시간 내내 어색하게 

서서 마주보다가 딴데 쳐다 보다가 ..그렇게 보냈다.

행사가 끝나고 모든 축제의 장이 문을 닫는 시간에 나는 그 아이를 바래다 주러 

교문을 통과해 84번 종점까지 따라가 주었다. 그애는 그애대로 실망을 했는지 아무

말도 없었고 또 나는 나대로 어색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근데, 그냥

이대로 보내기엔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들고 오늘은 사전예고도 없이 졸지에 파트너가

된 터라 다음에 한 번 기회를 내어 나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 주 토요일에 답방 형식으로 이대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 그길로 나는 

선배형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미묘한 감정을 가지고 술을 푸러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 주 토요일, 이대 앞에 두번째로 가게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사촌누나가 다니던 

이대에 한번 따라가 본 이후 처음이었다. 교문앞에 그 아이는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모습에 적잖이 놀라는 표정 이었다. 하하, 나는, 그도 
                                                        
그럴것이,  아예 맘을 먹고 '그날의 미안했던 마음과 � 나의 어설펐던 모습들을 꼭 
                                                   
만회하리라' 는 생각을 하고 멋이란 멋은 다내고 촌스런 멋까지 풍기면서 그 애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이대 앞, 지금은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지만 어느  카페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별 특별한 이야기도 없었고 그저 그런 이야기들..

지금 기억나는 얘기는,,,

그때 그  아이가 했던 말.  
      
 " 모든 대학의 캠퍼스에 다 가  봤지만, 전 우리 학교 캠퍼스가 제일 맘에 들어요" 
                              
하던 그런 얘기,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서로 감정 상하지도 않을 그런 얘기만 

잔뜩 늘어놓고는 저녁 무렵이 되어 After...이런 얘기도 없이 나는  그저 

흑석동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고 이대의 그아이로부터 학보를 � 받게 되었다. 답례로 
                                                 
중대신문을 보내주었다. 그렇게 학보교환만을 2개월  가량 하고는 그것이 마지막 
                                                
이었다.  별 특별한 느낌과 기억도 없이 그저 무덤덤한채로..........



우리가 쓰는 말 중  '인연' 이란게 있다. 남녀간의 인연이 연분의 정으로
                                                                      
 이어지는 그런  인연도 있지만  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런 일도있었지' 
                               
하며 추억으로 떠올리게 하는 인연도 있다.
                 
그렇게 만난 그 아이도 나에겐 하나의 인연이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 아이에게도 

나라는 존재는 이미 잊혀진 잠시잠깐 알았던 중대생으로 남아있겠지.





하늘이 잿빛이다. 岵甄�.
           
나에겐 호젓한 토요일 오후다.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 "의혈"의 이름으로..... ******* 김 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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