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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U ] in KIDS
글 쓴 이(By): gonagi ()
날 짜 (Date): 1997년05월06일(화) 14시30분51초 KST
제 목(Title): 훈련계획.



5월11일(일): 
중딩때 처럼 흰 짱구를 드러낸 머리에 모자를 쓰고
그녀와의 입맞춤을 뒤로하고, 밤11시35분 우등고속을 타고 창원으로 향한다.
버스안에서 그동안 몹쓸 짓 한거 모두 반성한다.
5월12일(월): 
6시에 창원에 도착. 친구와 해장국을 먹고,
친구 머리깎으로 같이 간다.
점점더 빛을 발하는 녀석의 짱구를 보면서
거울에 비친 내 짱구를 비교해 본다.
녀석과 쿠션 한게임 친다. 역시 그 자식은 짜다는 생각을 한다.
1시까지 훈련소 입소하고, 짐을 푼다.
가져간 빤수, 난닝구, 양말을 몰래 잘 짱박아 둔다.
5월13일(화):
조교가 엄청 갈군다. 이제 겨우 20 넘은거 같은 XX가...
난 얄짤 없이 굴러야만 한다.
5월14일(수):
부처님 오신날이다. 세상의 만물이 제각기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생각하며뺑이친다.
5월15일(목):
뺑이친다.
발목이 까진다. 다행히 준비해간 빨간약을 바른다.
5월16일(금):
뺑이친다.
5월17일(토):
뺑이친다.
5월18일(일):
절에서는 떡볶이를 주고, 교회에서는 낮잠을 자게 해준단다.
난 절을 선택한다. 돌아와서는 쵸코파이 먹으며, 같이 들어간
동료들과 전우애를 나눈다.
5월19일(월):
뺑이친다.
오늘 훈련소 입소한 이래 처음으로 응가를 한다.
5월20일(화):
뺑이친다.
5월21일(수):
뺑이친다.
5월22일(목):
뺑이친다.
5월23일(금):
뺑이친다.
5월24일(토):
뺑이친다.
5월25일(일):
비가왔다. 훈련소 담장 무너진거 고친다.
5월26일(월):
뺑이친다.
5월27일(화):
뺑이친다.
5월28일(수):
야간 전투 훈련이 있는 날이다.
밤눈이 어두워서 하마터면 우리편을 쏠번했다.
5월29일(목):
가스실 훈련을 한다.
중학교때부터 단련한 솜씨로 뽐낼려고 했는데,
눈물과 콧물로 무쓰를 바른 날이었다.
헤어스타일 죽여준다. 카메라 있었으면, 사진찍어 두고 싶다.
5월30일(금):
행군한단다. 40키로 에누리 없이 다 걸었다. 피곤하다.
발에 물집이 보통이 아니다.
5월31일(토):
5월의 마지막 밤이다. 난 보초를 서야 한다.
저 하늘 멀리 떠오르는 그녀의 얼굴을 생각하고 있는데....
앗! 저기 물위로 웬 망원경 같은게 떠오르는게 아닌가?
즉시 신고 한다.
6월1일(일):
떡볶이 먹으로 교회에 갔다. 돌아와서 쵸코파이 먹고 있는데,
훈련소장님께서 부르신다.
   . .
내가 어제 아군 잠수함을 발견, 신고한것에 대해
포상휴가를 줄것인가 말것인가 고민중이라고 한다.
6월2일(월):
뺑이친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나의 포상휴가에 대해서
얘기가 돌고 있는거 같다. 흐믓한 미소를 띠우며..... 뺑이친다.
6월3일(화):
뺑이친다.
6월4일(수):
뺑이친다.
6월5일(목):
뺑이친다.
6월6일(금):
현충일이다. 조국을 위해 산화해 가신 영령을 기리면서
난 뺑이친다.
6월7일(토):
훈련소 퇴소하며, 팔뚝에 자리잡은 알통에 한번 힘주어 본다.
그동안 뺑이치면서 구리빛을 띠게된 앞다마가 번쩍번쩍 한다.



** 나중에 뵈여.. 지금 훈련들어가기 전에 마무리 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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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라면 언젠가는 꽃을 피운다.
-- gonagi@[icomf.idis.or|hitel.k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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