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U ] in KIDS 글 쓴 이(By): zaun (오는날) 날 짜 (Date): 1995년09월22일(금) 07시37분41초 KDT 제 목(Title): 가슴이 아린 사람들 미리 알고 하는 비상 훈련... 그저 2시간 일찍 출근하는 것밖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비상 훈련 때문에 일찍 나왔다. 텅 빈 거리... 싸늘한 날씨... 참 날이 많이 차가와졌다... 곧 서리가 내림직도 한 높은 산이 있고 깊은 골이 있는 곳에는 벌써 단풍이 흐드러지게 들었을 계절.... 문득 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하는 사연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18특별법 제정을 위해 20일간 단식에 들어 간... 누가 감싸 주는지는 몰라도(설마 대통령이 감싸 주는건 아니겠지..) 요리 조리 잘도 빠져 나가 공소 시효가 지나 버렸다는 그 현장에서 총칼을 휘두르도록 한 자들은 싸늘한 캠퍼스에서 단식중인 바로 옆동네에서 등따습게 배 두드리며 살고 있는데... 가족, 친척, 친구들을 잃은 사람들... 혹은 자신의 한 목숨 던져 이젠 이 찬 대지에 누워 있는 사람들... 나완 아무 상관 없다는 듯 살고 있는 우리에게 그들의 아픔은 아무 의미도 없겠지만 그들의 아린 가슴은 누가 보듬어 주나? 그저 피가 뜨거운 몇몇 대학생이 단식하는 걸로 그날의 아린 가슴들을 어루만져 줄 수 있다고 난 생각하는걸까? 15년이 지난 지금도 난 죄스런 느낌을 갖고 산다... 그런데 그런데... 이런 것들에 아랑곳 없이 빛고을에서 비엔날레 한 번 열면 그 아픔들을 달랠 수 있다고 믿는걸까, 극소수의 가슴 아픈 이들과 아무 상관 없는 이들을 영호남 가르듯 가를 수 있다고 믿는걸까, 그도 아니면 비엔날레 한 번 열면 없느니만도 못한(국민에게만) 방송에서 떠들어 대듯 우리는 갑자기 높은 문화수준을 가진 향기로운 국민이 되어 "세계화"가 될 수 있다고 믿는걸까? 가슴이 아린 사람들을 한 번쯤 생각해 보아 주기라도 해야 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