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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U ] in KIDS
글 쓴 이(By): zaun (오는날)
날 짜 (Date): 1995년09월19일(화) 13시26분03초 KDT
제 목(Title): 자유로움...



 컴퓨터를 켜면 습관적으로 두드리는 telnet girtab.usc.edu  ...  이건 분명히 
카페인 중독증 환자처럼 중독된 손놀림이다.  왜 그걸 두드리는지, 무슨 볼거리가 
있는지도 분명치 않고 그저 아침에 여길 들어가 보지 않으면 뭔가 개운찮은 뒷맛..
하루 내내 그런 것처럼....

 이제 1주일 후면 그 어카운트도 없어질텐데 이 수전증에 걸린 듯한 손가락은 무얼 
두드리는데 또 익숙해질지...

 몇년전에 Mr.Edney와 잘 어울릴 때다.  자유라는 것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했었는데 그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자유란 프랑스 혁명, 미국 독립 전쟁....  
이런 것들이었다.  아 불쌍한 미개인같으니....   원효대사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다른 스님들처럼 당연히 가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던 중국 유학길에 
해골에 든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던....   그는 이후에 한국을 사랑하게 
되었고 일본, 중국에서의 초청을 물리치고 여기 남았다.

 매일을 학교 앞 아파트에서 학교-집-학교-집.. 만을 반복하던 대원이를 데리고 
시시껍절한 컴퓨터 쇼를 구경간 적이 있다.  그저 그런 전시회랄 수도 없을만큼 
시원찮은 것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차창 너머로 보이는 눈 덮인 산을 보며 감격해 
하던 대원이...  난, 넓은 미국땅에 있는거야....  그러는 거 같았다.  올 
여름에는 부모님과 서부를 온통 돌았다나....

 구상 시인의 "드레퓌스의 벤치에서.."에서 먼 바다로 멀어져 가는 빠삐용을 보며 
친구는 말한다.  "친구여, 내가 자네와 함께 하지 않은 것은 파도나 상어가 
두렵기때문은 아니었다네.  자네가 갈구했고 지금 그곳을 향해 가는 바깥 세상은 
그저 또 하나의 감옥일뿐인것을....."

 우리, 일상으로부터의 자유를 좁은 땅으로부터가 아니라 좁은 마음으로부터의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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