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Enlight (D.S.) 날 짜 (Date): 2003년 3월 20일 목요일 오전 11시 05분 56초 제 목(Title): Re: 김용옥/ 상업주의에 짓눌린 묵언 다음과 같이 깨달은 척 하는 도올의 글이 재미있습니다. ----------------------------------------------------------- 내 수첩을 달라고 하시더니 그곳에 또박또박 한자로 다음과 같이 쓰신다. 地行神通, 步步淸風起, 步步蓮花開. 땅을 밟으니 신기가 통하네, 걸음마다 맑은 바람이 일고, 걸음마다 연꽃이 피노라. 그래서 나는 곧 다음과 같이 필담에 응했다. 天地人皆無心, 何有風起蓮開?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무심한데, 어찌 바람일고 연꽃핀다함이 있을손가? 그랬더니 스님은 아무 대꾸도 없이 빙그레 말문을 닫아버리신다. ========================================================== 김용옥씨가 요즘 소재가 궁해졌는지 좀 황당한 글까지 쓰는군요. 평소하던데로 고전 해석이나 할 일이지. 틱낫한스님과의 선문답은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는 선문답이 아닐수 없습니다. 아마 성철스님 같았으면 귀싸대기 올라갔을 테고 임제선사 같았으면 주장자로 머리통을 맞았을게 분명합니다. 다행히 틱낫한스님을 만났으니 스님께서 황당해서 대답을 안하신 것이겠죠. 그런줄도 모르는 우리의 도올 정말 '돌'이 되었나 봅니다. 그럼 틱낫한 스님이 말씀하려던 선문답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왠만하면 생존하신분들의 화두는 누가 될것 같아 해설을 하고 싶지 않지만 워낙 김용옥씨의 선문답이 황당해서 조금만 설명하겠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틱낫한 스님께서 말씀하신 "땅을 밟으니 신기가 통하네, 걸음마다 맑은 바람이 일고, 걸음마다 연꽃이 피노라." 라고 말한 의도는 스님께서 그동안 수행한 결과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정말 얼마나 천진하고 순수한 스님의 모습을 느낄수 있었는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정도입니다. 스님은 이미 자연과 대화를 하고 사바세계가 아닌 법계의 차원에서 말씀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한마디로 법화경을 설명하신 것이죠. 그리고 숭산스님의 360도 법문에 의하면 묘색묘공의 단계를 설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런데 도올이 답을 한 것을 보면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무심한데, 어찌 바람일고 연꽃핀다함이 있을손가?" 얼핏보면 멋진 답인것 같지만, 실제로는 동문서답입니다. 지금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마음이 없ㄷ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의 실체는 물론 없으니 공합니다. 그러나 그 작용까지 공한 것은 아닙니다. 그 작용은 무궁무진해서 사람이 행복해 지기도 하고 불행에 빠져 자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도올은 하늘과 땅, 사람이 모두 무심하다고 말합니다. 이 얼마나 무식한 대답이란 말입니까. 예를 들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고 말했을때 "산은 푸르고 물은 흐른다." 라고 하면 제대로 잘 대답한 선문답이 될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로 하는 것은 올바른 대답이 아닌 것입니다. 도올은 바로 이와 같은 우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도올이 틱낫한 스님의 말을 알아들었다면 두손 모아 합장을 하였어야 합니다. 만약 알아듣지 못했다면 그냥 침묵했어야 함이 당연합니다. -------------------------------------- Show me your smil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