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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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5월 10일 목요일 오후 07시 17분 56초
제 목(Title): Re: to staire


>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보세요.(평좌, 허리를 바로 세우고)
> 단, 졸면 안됩니다.
> 생각을 해서도 안됩니다.
> 물론 졸리기도 하고, 오만가지 잡생각들도 나겠지요.
> 그때마다 그냥 흘려보내시고, 텅 비어 있는 채로 그냥
> <있어> 보세요.
> 확인하려는 마음조차 버리십시오.
> 어떤 것을 찾겠다는 마음조차 흘려보내세요.
> 그냥 앉아 있는 겁니다.
> 그때, 당신은 일시적으로나마 사라지고
> 실재만이 남습니다.
> 당신은 절대로 알 수도 없고, 공감할 수도 없습니다.
> 당신이 사라진 어떤 것에 대해서는요.

지금은 불가능할 것 같고 나중에 밤에 해보겠습니다. 잘 될지 모르지만요.

그런데 제가 사라진 어떤 것에 대해서 절대로 알 수도 공감할 수도 없다면

아마 크로체님 스스로도 그렇게 해보셨을 테고 크로체님이 사라지셨겠죠?

크로체님 스스로는 절대로 알 수도 없고 공감할 수도 없으셨겠죠? 그런데

크로체님께서는 어떻게 해서 저에게 '이렇느니라'라고 말씀해주실 수 있는

것인가요? 누군가에게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으셨고 크로체님 생각에는 그

이야기가 그럴듯해보였기 때문인가요?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해준 사람은

어떻게 알았을까요? 무묘앙에오가 시리우스별의 생물들로부터(--;) 뭔가를

줏어들은 것과 같은 방식일까요? 크로체님께서는 스스로 '저는 여기에 그대로

멈추어 있습니다'라고 하셨는데 그건 또 어찌 아셨는지요? (사족 한 가지...

'당신이 사라진 어떤 것'이란 어법에 맞는 표현인가요?)


> 고수하는 건지, 멈춤인지 누가 어떻게 무슨 기준으로 구별하느냐구요?
> 누가? 아무도 없어야 합니다.
> 어떻게? 방법이 없습니다.
> 무슨 기준으로? 그 어떤 기준도 없어야합니다.
> 그렇게 구별하는 이? 그런 사람은 여기 없습니다.
> 신뢰할 수 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는가? 신뢰하거나 의심하거나
> 판단하려하면 그르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당신은 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판단을

하실 수 있는 건가요? 당신이 저에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하신

것은 판단도 아니고 의심도 아닌 그 무엇인가요? 그게 바로 저를 여여하게

보신 결과인가요? 그러나 제가 어거지로 마태의 문서 조작설을 꾸며냈는지

아닌지 - 무지무지 단순한 문제인데도 - 헛짚으셨던 당신이 이 장면에서만은

저를 여여하게 보실 수 있었다고 믿어지지 않는데요...


> neon님의 카메라, 녹음기 이야기는 메카니즘의 비유입니다.
> 여여하게 보는 것에 대한 비유죠. 카메라, 녹음기는 빛과 소리를 잡아내죠.
> 그들은 메카니즘에 의해 움직입니다. 물론 고장이 나거나, 잡티, 잡음같은
> 게. 섞일 수 있죠. 그러나, 기계 자체는 의지가 없습니다. 생각이 없죠.
> 자의식도 없습니다. 에고가 없기 때문에 여여한 것입니다.

기계는 에고가 없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나는 여여하게 본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그러한 에고가 없을까요? 분별과 평가와 판단이 없을까요?

neon님께서 '스테어님은 불교를 전혀 모르시는 분 같군요'라고 하셨을 때

neon님께서는 의지도 생각도 자의식도 없이 기계적으로 관측하신 걸까요?

적어도 그 순간에 분별도 평가도 판단도 없었을까요? 그리고 완벽히 기계적인

감각이란 게 가능할까요? 방금 아이스크림을 먹고난 사람과 방금 김치찌개를

먹고난 사람이 똑같이 찬물을 마셨을 때 두 사람의 입속 감각세포들은 과연

똑같은 물맛을 '여여하게' 느낄까요? 관측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자극이 센서

메커니즘과 상호작용하는 것만을 뚝 떼어 '관측'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요?

저는 아직도 '사람이' 아무런 자의식 없는 기계처럼 관찰한다는 것이 전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크로체님께서 '스테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하셨을 때에는 의식도 생각도 자의식도 없으셨나요? '마태가

문서를 날조했다는 것은 입씨름에 지기 싫은 스테어가 억지로 꾸며낸 엉터리

이론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때는요? '스테어의 근기가 아깝다'라고 하셨을

때는요? kimdh님께서 '크로체님, 당신은 깨어 있습니까?'라고 물으신 것에

대해서 '저는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습니다'라고 답하신 것은 의지도 생각도

자의식(!)도 없이 말씀하신 건가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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