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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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2월 26일 월요일 오전 07시 29분 38초
제 목(Title): to croce again


제주도를 다녀온 뒤 회사일로 한동안 바빴던 관계로 이제야 답글 올립니다.

제주도에서는 도모하던 일이 술술 잘 풀려 발렌타인 초콜렛을 건네주고 제주도

특산이라는 유채향수를 얻어 왔습니다. V^.^V  그리고 주말엔 머리를 자르고

밝은 색으로 염색도 했죠. (양아치 스타일로 변신했습니다...)


우선 저의 표현을 문제삼으신 (당신의 표현에 따르면 문제의 진짜 핵심)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그게 이 보드의 관행 아니었던가요? 미심쩍은 글에 대해

우선 몽둥이질부터 하고 보는 게 그간의 불교보드 - 적어도 당신의 글은 - 에서의

관례가 아닙니까? 친절한 배경 설명 따위는 그 다음에 몇번씩 요청한 뒤에야 슬슬

나오지 않았던가요? 씨름판의 모래가 덕지덕지 묻은 것 같은데 털어드릴까요?


자아... 당신의 핵심 이야기는 이쯤 하고 이제는 저의 핵심을 말씀드리죠. 우선

당신의 글을 인용하겠습니다.


스테어님!
저는 고집부리는게 아니라 제 자신이 아는 바 진실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스테어님도 당신의 아는 바 진실을 말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 진실이
과거에 축적된 지식에 의해 조건지어진 죽은 진실이라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만일 스테어님이 기억상실증이 되어서, 그동안 쌓아온 성경에 대한 지식, 판단,
해석들이 모두 무효화된다고 생각해보세요. 물론 기억상실이 되었다고 해서
정상적인 사리분별이 불가한 것은 아니라고 가정합시다. 오직 성경에 대해 쌓아온
지식과 그에 대한 판단의 구조, 기독교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증오심, 예수에 대한
인상 등이 모두 백지화되었다고 가정합시다. 그때 제가 스테어님께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느니라"는 말이 성경에 있는데, 가난한 마음이란 무엇을 뜻합니까
하고 묻는다면 스테어님은 그 뜻이 뭘까 하고 지금 현재에 의식을 통해 궁구할
것입니다. 지식을 빌리지 않고, 과거의 판단과 해석, 다른 학자들의 의견이나
예수에 대한 이미지, 기독교 멸절에 대한 의지 등이 개입되지 않는, 순수한
스테어님의 지성만으로 그 뜻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스테어님은 마음이 가난하지 않은 분입니다.
성경에 관한 한, 자존심도 강하고 기독교에 대해서도 극히 부정적입니다. 물론 그
부정적인 태도가 나쁘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정직한
분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분노가 자연스러워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공기와 같은 것이 되어 의식하지 못한다면, 예수에 대한 相이 너무나
강력하게 작용하여 예수가 그러한 말을 할 리가 없다는 식으로 결론이 자연스럽게
유도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다면, 마태가 단순무식한 예수의 말을 그럴
듯하게 뜯어고쳤을 거라는 가정이 이러한 지식과 판단, 분별의 체계에서 나온 죽은
진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재의 심정을 솔직하게 바라볼 수
없다면, 결코 가난한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말씀드릴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마태가 원문을 변조했다는

주장은 스테어의 과거의 기억과 지식 - 성경에 관한 자존심과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그런 배경 아래 형성된 예수에 대한 相 - 에 따른 판단, 분별의

체계로부터 나온 죽은 진실일 뿐이라는 사실을 스테어는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그러한 현재의 심정을 솔직하게 바라볼 수도 없다'는 당신의 진술이

사실이 아님을 didier님께서 지적하셨는데 이것을 인정하시는지요? 둘째,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크로체님께서 과거의 기억과 지식 - 성경을 열심히

공부하며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형성된

스테어에 대한 相 - 에 따른 판단과 분별의 체계로부터 얻은 죽은 진실에

현혹되고 있으며 이것을 인정하고 싶어하지시도 않고, 그러한 현재의 심경을

솔직하게 바라보실 수도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이것은 인정하십니까?


ps. 저는 성경 공부를 재미있어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합니다. 그러나 무슨

자존심과 결부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저 역시 공부가 얕기 때문이며 죽을

때까지 공부한다 하더라도 그 얕음에서 벗어날 길이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에 관한 자존심 따위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에 기독교

보드에서 '스테어만큼 공부한 사람만 글을 쓰라'는 어느 분의 말씀에 대해

제가 극구 반대한 적도 있는걸요.


pps. 절대객관이 용도폐기된 것은 압니다만 제가 쓰는 절대객관이란 용어는

'때묻은 거울'이라는 의미입니다. bbasha님께서도 그런 의미로 이해하고

계신 듯해서 그렇게 썼습니다. 100원을 줄 사람과 받을 사람이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니 두 사람의 용어의 사용법이 마음에 들지 않으실지는

모르지만 정답은 정답입니다. 100원은 여전히 제것입니다. ^^


ppps. 시원한 물을 먹어보면 맛을 압니다. 번잡한 말로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아도 여실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느끼는 물맛과 당신이 느끼시는

물맛이 같을까요? 같은 글을 읽고나서 제가 느끼는 글맛과 당신이 느끼시는

글맛이 같지 않은 듯한데요...


pppps. 외람된 말씀이지만, 사람에 대한 당신의 공부는 사람의 심중을 헤아릴

만큼 깊지 않습니다. 사람은 당신의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그리고 잘못 읽어낸

결과를 함부로 들이대면 - 너 지금 화났지? 너 삐졌지? 지금 시비거는 거지?

인정하기 싫지? - 듣는 사람은 당신의 나머지 글에 대한 신뢰마저 잃게 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bbasha님의 입장도 아마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깨달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을 오히려 더더욱 삼가고 조심하셔야 합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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