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크로체) 날 짜 (Date): 2001년 1월 9일 화요일 오후 02시 04분 35초 제 목(Title): Re: to croce :) 씨름판의 비유는 선문답하는 사람들이 감정적인 앙금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씨름선수들은 모래를 조금 묻혀갈 수는 있지만, 모래를 들고 집에 가지는 않지요. 많이 묻은 부분 툭툭 털고, 악수 한번 하고 집에 갑니다. 집 앞에서 또 한번 털고, 들어가서 물로 샤워하고 쿨쿨 자면 그만입니다. 씨름에 이겼든 졌든 간에, 한 판이 끝나면 스테어님말대로 같지 않습니다. 그 같지 않음은 덧셈이 아니라 뺄셈입니다. 선문답이라는 씨름 한판이 끝나면 우수수 떨어져나가는 것들이 있습니다. 相들이 떨어져나가고, 고정관념과 허위의식, 자만심 같은 것들이 떨어져나갑니다. 의문들이 떨어져나갑니다. 선문답은 이렇게 철저히 뺄셈의 대화입니다. 상대방에게서 뺄 것이 있다면 가차없이 쳐주는 것이 게임의 규칙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쳐주면 나도 그만큼 상대방을 쳐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선문답을 한답시고 감정적인 앙금을 갖고 돌아간다면 이 사람은 덧셈을 하는 사람이며, 가짜 禪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음번 씨름판에 섰을 때에는 그 감정적인 앙금 떼느라 더 많이 얻어맞게 됩니다. 선문답이란 스스로 혹을 붙이지 않고, 자타의 혹을 쳐줄 수 있는 공부인들이 서로 만나 점검하고, 미쳐 보지 못한 부분을 때려주는 것입니다. 씨름 선수들이 홀로 있을 때, 부지런히 체력을 연마하고 타이어도 끌면서 지구력, 근력, 순발력을 보강하지만 막상 실전에서 맞수와 붙어보지 않으면 어느 면에서 부족한지를 알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