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wwww (DD15러셀) 날 짜 (Date): 2000년 5월 24일 수요일 오전 09시 42분 03초 제 목(Title): 경허선사 선을 찾아서 [1] 이학종, 민음사 경허 길 없는 길 정체되어 가던 한국 불교에 큰 돌풍을 일으키고 수많은 선지식을 배출하여 수행 가풍을 면면히 이어가게 한, 근현대 최고의 고승, 경허(鏡虛). 그는 빛나는 영혼이자 한국 불교사에 우뚝 솟은 거봉이며 방(棒)과 할(喝)로 선(禪)의 르네상스를 이뤄낸 대선사이다. 원효가 한국 불교의 새벽이라면, 지눌은 한국 간화선(看話禪, 화두를 받아 끝없이 의심해 들어가는 선 수행 방법)의 효시이고, 서산은 한국 중세 선의 기둥이며, 경허는 한국 근대 선의 중흥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세기 중반에 태어났지만, 그의 법력은 20세기 내내 한국 선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1세기가 시작된 지금까지 경허라는 거목이 남긴 그늘은 사라지지 않은 채 그 여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그를 빼놓고 한국 선종이나 이 땅의 선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경허와 한국 선불교는 곧 하나이니, 19세기 말 그가 불끈 일으켜 놓은 혜등(慧燈)은 오늘에도 방방곡곡의 명산 대찰 선방에서 삼매에 빠져 있는 납자들의 선기(禪機)에 성성히 담겨 있다. 경허는 선종이 한창 흥하였던 당송 시대 5종가풍(五宗家風)의 종장반열(宗匠班列)에 견준다고 해도 오히려 더 웅혼하게 빛날 거목 중의 거목이다. 금강경에 이르기를 <마땅히 돌아오는 세상 오백 세 후 그때 중생이 있어 이 경을 얻어듣고 청정한 신심으로 곧 실상을 떠나니, 마땅히 알거라. 이 사람은 제일 희유한 공덕을 성취하였느니라> 하였고, 대혜 화상이 이르기를 <만약 이중에 빽빽하고 복잡한 가운데 발심을 하여 공부하는 이가 없다면 몇 사람이나 불법을 얻었을 것이며, 어찌 오늘에 이르렀으랴! 대개 용맹한 뜻으로 법의 근원을 그리워하는 이가 말세에도 없지는 않았으므로 불조가 이와 같은 말을 내리사, 또한 보존키 어려운 혜명을 필시 그런 사람이 있어 계승하게 되니, 누가 이와 같은 말을 알아들어 여기에 장부의 뜻을 갖추고 자성(自性)을 사무치게 깨달아 그 제일 공덕을 성취하며 큰 지혜 광명으로써 광대한 뜻을 저 후 오백 세 후까지 유통하게 하였으랴> 하였는데, 내가 존경하는 선사 경허 화상이 이런 어른이시다. 이것은 근세 선종사에 홀연히 나타난 거목 경허에 대한 후학 한암(漢巖)의 찬사다. 한암의 찬사가 아니더라도, 근세 한국 불교의 선승 중 최고봉으로 경허를 손꼽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만큼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경허는 1849년 8월 24일 전주 자동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처음 이름은 동욱(東旭), 경허는 법호이고 성우(惺牛)는 법명이다. http://book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