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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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9년 7월 30일 금요일 오전 04시 33분 50초
제 목(Title): 마른 똥막대기


번호 : 48/3275                  입력일 : 1999/07/10 11:41:33    자료량 : 41줄
제목 : [520호]건시궐(乾屎 )              

  운풍 가풍 독설 대표
  凡聖 분별 태도에 일침
  '나 자신이 부처' 일깨워

  격렬한 독설의 운문가풍을 대표하는 화두의 하나다. 쉽게 말해 건시궐은 '마른
똥막대기'다. 더군다나 이  '마른 똥막대기'란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일반 사람의 상식을 뛰어넘어  간담이 서늘하기까지 하다. 어느 학인이 운문선사
에게 물었다.
  "부처란 무엇입니까?"
  "마른 똥막대기다."
  운문선사가 학인의 참문에  초상출격(超常出格)의 선문답을 한 것이다. 부처가
마른 똥막대기라니 묻는 이의 자존심도 자존심이려니와 부처님에 대한 중대한 모
독적 발언인 셈이다. 여기에  선가의 독특한 가풍이 배어있고 깊은 선리(禪理)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마른  똥막대기를 뜻하는 '건시궐'은 당대 선림에서 즐겨쓰
던 유행어에 다름 아니었다.  운문뿐 아니라 임제의현도 덕산선감선사도 즐겨 사
용했다. 실제로 운문의 어록에는  '건시궐'이란 용어가 무려 다섯 번이나 나오고
있다. 그의 상당법어에서 "악업 중생이 여기 다 모여 무슨 마른 똥막대기를 찾아
물어 뜯느냐"고 했고 그의 자문자답에서도 "만법은 어디에서 오느냐? 똥더미에서
온다"라고도 했다.
  운문에게 있어서 '건시궐'은 당시 생활과  선을 하나로 보고 있던 선풍습과 관
련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가장 지극한  도의 이치를 꿰뚫어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
다. 즉 자기 자신이 부처인데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질문하고 있는 학인 자신이
'건시궐'이다. 부처와 중생을 구분하는 중생심을 일깨워주고 있는 '공안'인 셈이
다. 비천한 중생(똥막대기)이라 할지라도 깨치면 부처다. 부처가 따로 없을 진대
지금은 똥친 막대기같이 아무 가치없는  인간이지만 그 똥막대기가 깨치면 곧 부
처라는 것이다.
  운문의 '건시궐'에서 던져주는 가르침을 우리는 주의깊게 살펴야 할 필요가 있
다. 그것은 우선 추상적인 진리의 소재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도(至
道)는 일즉일체 일체일즉이라  할 때 하나하나의 개체를  통해 완결된다고 본다.
그렇다고 한다면 추상적인 진리의 소재로서는  지도를 넘볼 수 없음은 당연한 이
치다. 운문은 이점을 꿰뚫어 보고 학인의 질문에 바로 일상의 가장 자극적이라고
할 '똥막대기'를 들어 부처로 비유했다. 다시말해 기상천외한 자극적이고 구체적
인 소재를 들어  범성(凡聖)을 구분하는 분별심과 깨달음을  밖에서 구하고 있는
학인의 망상을 깨뜨려 버린 것이다. 그것은 면박과 모독이 아니라 '네가 바로 부
처'임을 일깨운 친절한 가르침이자 엄청난 진리를 던진 메시지였다.

  법보신문 제520호(1999년 7월 14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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