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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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9년 7월 22일 목요일 오전 07시 46분 40초
제 목(Title): 지명스님의 교리산책-본각세계과 현실세계


 지난 호에서 우리는 선의 본각(本覺)입장을 지원하는 교리적 맥을 살펴
보았다. 불성, 여래장, 성구, 성기사상등이다. 이를 읽은 한 독자가  전화를
걸어서 힐난성 질문을 해 왔다.

 이 세계,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이 바로 무량겁전에  이미 깨달음을
이룬 부처님의 몸, 몸짓, 또는 그 본각의 부처님들이 사는 이상세계라고 한다면,
어째서 현실세계는 욕망과 번뇌와 고통으로 가득차   있느냐는 것이다.
이 고통의 세계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공리공론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 질문은 저 독자만의 것이 아니다. 〈유마경〉에서 이미  제기되었던 것이다.
부처님은 “보살이 정토를  얻고자  하면 먼저 그 마음을  깨끗이 하라.
마음이 청정하면 불국토도  따라서 청정해진다”고 설한다. 이 법문을 들은
사리불에게는 의심이 생겼다.

“부처님이 보살로 수행할때나, 현재 불도를 이루어   부처님으로서 교화할  때에,
그 마음은 분명히  청정할  터인데, 세상이 이처럼 깨끗하지 못한  것은  어인
까닭인가” 부처님은  사리불의  의심을 알아차리고 사리불에게 묻는다.
“여기 깨끗한 해와 달이 있다고 치자. 그러나 장님은 그것을 보지 못한다.

 이 경우에 깨끗한 해와 달을 보지 못하는 것은 해와 달의 허물이냐” 물론
사리불은 “해와 달의 깨끗함을 보지 못하는  것이 장님의 허물이지 해와
달의 허물은 아닙니다”라고 대답한다.

〈원각경〉에서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부처님은
이 세계에  근본을 “원각(圓覺)”이라고 규정하고, 이 원각으로부터 모든
청정,  진여, 보리, 열반이 흘러나온다고  말한다. 원각의 바탕은 항상
변하지 않지만, 중생이  미혹해서 저 바탕 자리를 보지 못하고  병든 눈이
허공꽃이나 환과 같다고 한다면, 몸과  마음과 수행도 모두 환과  같을 터인데,
누가 무엇을  닦으며 무엇을 이룬다고 하겠느냐는 것이다.

 원각의 바탕자리가 청정하고  진여의 상태라면 현실도 또한  그러해야  할터인데,
어째서  현실은  허깨비와  같으며,  현실이 환이라면 무슨 재주로 저 원각의
자리로  되돌아 갈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원각경〉에서의 부처님은   현실의 환이  본각에서  나온 것으로  설명한다.
눈병이 치료되면  허공꽃은 없어지고,  귓병이 치료되면,  헛소리가 스스로
없어지듯이 미혹의 세계는 지워진다. 그러나  허공꽃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청정한 허공은 그대로  있듯이  원각의  세계는 항상 그대로 있다.

 원각의 세계가 없어서 중생이 못 보는 것이 아니라, 중생의 눈과  귀가
병들어서 공연히 더러운 세계를 지어서 볼 뿐이라는 것이다.〈유마경>은
장님이 청정한 해를 못 본다는 비유로, 〈원각경>은 눈병난 사람이 청정한
원각의 허공을 못 본다는 비유로, 본래 부처인 중생들이 미혹과 업에 가려서
본각의 세계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혹의 세계에서 바로 본각의 경지를 알아보는 일은 결코 공리공론의 말장난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겪고 있는 고통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최고의 처방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 높이 오르고 싶어한다. 일등이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향을  향해서 뛰면 어떻게 그들 전원이 남보다
앞서거나 일등을   할 수 있겠는가. 일등이 못되는 사람이 생긴다. 그들은
모두 좌절해야 하는가.

 우리는 본각의  부처다. 부처에게 있어서    세상에서의 경쟁은 이겨도  좋고
져도 좋다. 부처에게서 게임은 재미를 더할 뿐  상처를 주지는 않는다.
이 세계와 그 안의  모든 것에서  부처와 열반을 발견하는   이는, 도시의
높은 빌딩 속에서나 깊은  산 속의 움막에서나  똑같이 행복할    수가 있다.
거지의 옷을  입고도 삶의 환희와 평화를 누릴 수가 있다.

*발행일(1727호):1999년 7월 20일,  구독문의 (02)730-4488~90
<한장의 불교 신문  한사람 포교사>  기사제보Fax:(02)3417-0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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