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8년 7월 21일 화요일 오후 01시 58분 54초 제 목(Title): 지명스님의 교리산책-무한반사를 보는 의미 번호 : 16/3235 입력일 : 98/07/21 11:57:12 자료량 :71줄 제목 : 지명스님의 교리산책-무한반사를 보는 의미 지난호에서 우리는 법계의 상즉과 상입, 즉 상대적인 것 사이의 일체화와 포용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청정 진여의 마음으로부터 나온 법계는 상대적 의존관계속에서 무한히 발전되어 나가는데, 그것은 마치 두 개의 거울이 무 한히 반사하면서 상대를 자신속에 포함하고 자신이 상대속에 포함되는 것과 같다. 여기서 모든 상대적인 것은 하나이면서도 둘이 되고 둘이면서도 하나인 연 기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보고 몇몇 독자는 이런 류의 질문을 던졌다. 우리의 마음이 무한히 삼라만물을 만들어낸다는 화엄의 아이디어가 화려하 고 멋있게 들리기는 하지만, 그 무한연기 또는 무한반사에 무슨 현실적인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호에서 우리는 두 개의 거울이 무한히 반사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 러나 세상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길이, 넓이, 부피, 무게가 있는가 하면 색 깔, 향기, 소리등도 있다. 헤아릴수 없이 많은 종류의 거울이 있다는 말이다. 요즘 노래방에 들어가 보면 공처럼 둥근 것에 여러 색깔의 많은 거울 조각 들을 붙여놓고, 돌아가면서 빛을 반사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공에 붙여진 거울 조각들은 각기 다른 조각들을 반사할 수 없게 되어있다. 조각들이 서로 반사하게 하려면 공을 덮어 싸는 것과 같은 모양 으로 방을 만들어야 한다. 동서남북과 상하가 둥글게 되어있는 올림픽 종합 운동장과 같은 크기의 방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방에 형형색색의 작은 유리 조각들을 붙이고 그 중앙에 한 개의 촛불을 켜면 어떻게 될까. 모든 유리 조각들은 각기 자기 모양과 색깔에 따라 그 촛불을 반사할 것이 고, 다시 각각의 유리 조각들은 다른 유리 조각들이 반사하는 전체 모양을 담을 것이다. 그런데 이 반사는 한 번의 왕복으로 끝나지 않는다. 무한히 계 속된다. 저 거울 방에 하나의 촛불만을 켜도 그 반사가 엄청날 터인데, 하물며 무 량 억천만 개의 갖가지 형상을 들여놓는다면, 각 거울에 비치는 반사의 내 용은 거울의 수를 곱한만큼 무한히 많아질 것이다. 만남, 사랑, 이별, 성공, 실패라는 몇 개의 단어만 형상화해서 반사해도 그 변화를 다 말하기 어려울 터인데, 우리가 가지는 미묘한 감정들을 빼놓지 않고 모조리 반사케한다면, 그 천변만화는 어떤 헤아림이나 말로도 전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니다. 세계 인구가 60억이라던가. 그렇다면 나 는 60억개의 거울이 둘러싸인 큰 방에 붙여져 있는 한 개의 작은 거울 조각 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은 거울은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 세상은 이 거 울 속에 있다. 사람은 누구나 남 못지 않게 누릴 수 있는 것을 다 누리고 싶어한다. 다른 이가 세계 일주여행을 하는데, 내가 우리나라 마저도 돌아보지 못했 다면, 나의 시야는 좁으리라고 생각된다. 다른 이가 대학을 졸업했는데 나는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면 나는 무식하리라고 생각된다. 다른 이가 높은 자리에 올라갔는데, 영향력 있는 권력을 잡았는데, 갖고 싶은 것은 다 가질 수 있을만큼 돈이 많은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면 나는 초라하리라고 생각된 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미국을 보기 위해서 미국에 있는 모든 도 시, 거리, 건물들을 낱낱이 직접 찾아가야 할 필요는 없다. 돈맛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종류의 돈을 다 만져보고 써 볼 필요는 없다. 권력의 맛을 알기 위해서 세상에 있는 모든 고위직을 다 맡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나의 마음이라는 작은 거울은 세상에 있는 것들을 한 가지도 빼놓지 않고 무한히 반사되어 있다. 세상만 내 마음이 반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반사 하는 것을 세상이 반사한다. 이렇게 나와 세상 사이의 반사는 끝이 없다. 한 마디로 줄여서 말해보자. 나의 마음, 나의 거울에는 온 우주를 정확하게 축 소한 견본이 담겨있다. 내 마음을 보는 것은 우주의 견본을 보는 것이요, 우 주 전체를 빼놓지 않고 누리는 것이다. 한 티끌 속에 우주가 담겨 있다는 말은 부질없이 밖으로 방황할 필요가 없 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다. 돈, 권력, 미모, 인기가 없어도 나는 내 마음속에 있는 우주를 실컷 음미할 수가 있다. 내 우주 속에서 누구 못지 않게 행복 할 수가 있다. *발행일(1682호):1998년 7월 21일 , 구독문의 (02)730-4488 < 한장의 불교신문 한사람의 포교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