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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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맧)
날 짜 (Date): 1998년04월08일(수) 10시19분43초 ROK
제 목(Title): 유식학의 현대적 조명


번호 : 38/2943                 입력일 : 98/03/31 09:27:07      자료량 :60줄

  제목 : 수미산정(내부인사칼럼)-유식학의 현대적 조명

 `님의 침묵'을 공부하면서 새삼 확인한 것은 불교가  얼마나 탁월한 인간학
이며 수승한 종교인가  하는 점이었다. 님이 없는 시대에 스스로  님이 되어
살수 밖에 없었던 고독한 인간인 만해는 불교에 의지해 자아의 위기를 극복
하고 `님의 침묵'이라는 걸출한 시집을 내놓을 수 있었다.

 수행자이며 지사, 시인, 혁신적 지식인이었던 만해는  知, 情, 意, 信의 종합
적 정신활동에 의해 진, 선,  미, 성을 추구했고, 이러한 전인적 삶의 詩化가
곧 `님의 침묵'으로,  이 시집은 그만큼 깊이와  넓이를 지니고 있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서구문학이 일궈낸  다양한 이론들을 적용해보는데도
이 시집은 가장 합당한 텍스트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서구문학이론으로도 끝내 해명되지 않는 시편들이 있었다. `
잠없는 꿈' `비밀' `사랑의 존재' `비' `최초의 님'  `수의 비밀' 등이 그것들
로 몇 번을  읽어도 시원하게 트여지지가 않았다. 공안에 의지해  풀이한 연
구도 있었으나  머리만 더욱 어지럽게  할 뿐이었다. 이때 필자에게  도움을
준것이 유식학이었다.

 `님의 침묵'의 화자인  나가 의식을 심층의식인 말나식과 아라야식까지  침
투시켜 의식 넓히기와 맑히기를 시도하는 것이 이러한 시편들의 시세계라는
생각이 들었을때  이 시편들은 나에게  이해 가능한 것들이 되었다.  이러한
유식학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프로이트의 무의식일 것이다.

 19C말과 20C 전반에 걸쳐 정신과 의사로 활동했던 프로이트는 당시인들의
전쟁에 대한 불안, 경기침체,  혁명에 대한 공포 등으로 그에게 찾아오는 환
자들에게서 심각한 스트레스, 히스테리, 컴플렉스  증세를 발견할 수 있었고,
이어서 그 치료방법을 찾다가 인간 의식의 깊숙이 잠재해 있는 무의식을 발
견하게 되었다.

 빙산에 잠겨있는 부분에  비유할 수 있는 무의식은  꿈이나 공상등을 통해
표출되며 실제로 인간의 정신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프
로이트는 이러한  무의식을 보편적으로  이해하지는 못했던 듯하다.  특수한
시대에 특수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도출된 그의 이론은 무리를 수반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에게는  心體의 청정성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듯하다.

 유식학에서는 인간의 전도몽상을 근원적으로 파헤치고 그것을 밝힐 해결책
을 제시하고 있다. 수천 년 전부터 불교에서는  무의식에 해당하는 심층의식
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심층의식을 말끔히 밝혀 보름달과 같은 원
융한 심성으로 되돌리려는 집요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인간을 본능에만 이
끌리는이드(Id)적인 존재로 파악하지 않고 식전환에  의해 오염된 의식을 청
정식으로 되돌려 시공에 매이지 않는 대자유인이 될 가능체로 인식했다.

 유식학의 궁극적 목적은 식전환에 의해  지혜를 얻은 후 이 지혜를 중생에
게 회향하는데 있다. 이것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또  다른 전개로 구체적으
로는 참나찾기와 정토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한국의 위기상황은  프로이트가 활동했던 당시와 흡사하다.  이념
대립, 경기불황,  미래의 불확실성 등은  스트레스와 컴플렉스를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인들의  이러한 불안심리는 프로이트적인 방법으로는  근치하기가
어렵다. 자신의 무명을 알고 망식(妄識)에서 벗어나려는 집요한 노력과 신심
이 있어야만 청정법신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유식학은 현대인들의 불안심리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정신의
학으로서 그 현대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성  동국대교수.본지논설위원
 *발행일(1667호):1998년 3월 31일 , 구독문의 (02)730-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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