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주적으로 공통되게 드러나는 역할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라는 현상 일 것이다. 무엇이라 부르든 어떤 문자로 나타내든 '나'는 유일무이한 역할 현상임에 틀림없다. 이 '나'가 있음으로 인해 '너'가 있고,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역할현상은 무엇인가? 바로 그 자체가 실체다. 흔히 영혼이니 마음이니 하여 뭔가 돌고 돌면서 변하지 않는 개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윤회설에다 갖다 붙이곤 하지만 영원불변,불생불멸하는 윤회의 주인공은 캔버스와도 같은 것이다. 이 거대한 캔버스 위에 그려지는 그림이 바로 현생의 '나'이며, 다시 백지 위에 그려지는 그림은 내생의 '나' 일 것인데, 계속해서 그려지므로 전생의 그림의 흔적(기억)이 남아 있을 경우에 전생을 기억할수도 있으나 그것은 지금의 '나'가 아니라 단지 기억 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전생의 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 생의 나는 '그 사람'이 다시 태어난 것이고, 이 생의 나의 입장에서 본다면 나는 한때 '그 사람'이었던 것인데, 그 사람이 다시 태어나 내가 된 것인가? 아니면 내가 그 사람이었던가? 누가 도대체 '나'란 말인가? 전생에 황제였 다면 '나'는 지금 비록 거지일지라도 한때는 황제였다고 생각하며 황제처럼 대우받고 싶을 것이고, 전생이 날짐승이었다면 지금 생각하는 자신이 진짜 라고 생각한다. 전생의 기억이 여자였고 지금은 남자라면 나는 남자인가 여자인가. 무엇이 '나'인지도 모르고 윤회와 인과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다. 또한 '나'를 깨닫지 못한 채 무작정 텅빈 것이라고 믿는 것도 옳지 않다. ...................................................................I am Th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