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zona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Arizona ] in KIDS
글 쓴 이(By): pbsIIks (jsim)
날 짜 (Date): 2000년 1월 17일 월요일 오전 03시 00분 50초
제 목(Title): 바다



난 어릴적부터 강이나 바다에 대해서 아주 경외심 비슷한것을 갖고 있었다.
철이 들어서부턴, 바다를 찾아서 강을 찾아서 떠나고 싶어 했었었다. 
미국에 처음 와선 엘에이에서 일박을 했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난 
친구에게 이랬었던 것 같다.
" 나, 바다 보고 싶어."  그친구는 소탈하게 웃으면서 날 라구나 해변에 데려 
갔었다.   그후로 엘에이는 나에게 있어서 바다를 볼수 있는 장소, 내지는 복잡한 
(?) 일상 생활을 잠시 떠나 휴식을 취할수 있는 장소로 변해 버렸었던 것 같다.
엘에이에 갈때마다 쉬어가던 산타 모니카는 나에게 있어서 집과 같다고나 할까.
그냥 해변가에 앉아서 노는 사람들을 보는것도 즐겁고, 그사람들에 섞여서 뛰어 
다녀도 괜찮고, 그럴 기분도 기운도 없으면, 그냥 사람들이 바다 낚시 하는 곳에 
가서 한참을 앉아 있어도 괜찮았던것 같다. 엘에이에 수도 없이 많이 갔었어도 누가 
거기서 뭐 했냐고 물으면 난 이밖에 할말이 없다.
"바다 봤는데요."
졸업할 즈음에 되어선, 이상하게 엘에이에 가볼 기회가 적었던것 같다. 샌디에고에 
갈 기회가 몇번 생겨서 그랬었나.
샌디에고의 바다는 참 "예쁘다" 엘에이의 그것에 비하면.
진짜 인어가 나와서 놀것만 같은, 진짜 어느 그림속의 동화에서 공주님이 살것 같은
그런 깔끔하고 이쁜 바다. 아마 몇십년이 지나도 샌디에고 바다에 대한 나의 기억은
한결 똑같을것 같다.
바다에 반해서 한땐 샌디에고에 살아도 나쁘지 않을거란 생각을 해보았으니까..
(아닌게 아니라, 그쪽으로 잡 인터뷰까지 다녀왔었다.)

결국 내게 허용된 바다는 고향같은 사타모니카도, 동화속에 나오는 예쁜 그 
샌디에고의 바다도 아닌 자유의 여신상이 서있다는 바로 그 바다 이다.
( 흠 그러고 보니 아직 자유의 여신상도 보지 못했군)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살아가는 미국서 제일 크다는 (?) 도시, 바로 뉴욕에 
접해 있는 바다가 결국 나에게 떨어졌다. 하지만, 역시 대도시는 나와 인연이 별로 
없는듯,  내가 일하는 학교는 뉴욕시의 북쪽 끄트머리에 있어서, 뉴욕의 
중심이라고 할수 있는 맨하탄과도, 한국사람이 바글바글 거린다는 퀸즈 풀러싱 
과도 한참 떨어져 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자유의 여신상이 바라본다는 
그바다를 사실상 보지 못한다는 소리이다.  대신 내가 즐겨보는 바다는, 힐러리가 
산다는 웨스체스터 카운티에 붙어 있는 그것이다. � 솔직히 말해서, 난 아침해가 
뜨는 바다를 내평생 한번 밖에 보지 못했다. 이곳으로 자리잡기 전에는.
운이 좋아서인지, 학교가는 길은 바닷가를 끼고 있는 이름하야 Shore Rd..말그대로 
아침에 학교 가면서 난 매일 바다를 본다, 바로 지척으로 해가 뜨는 것을 본단 
말이다. 물론, 서해안처럼 뻥 뚫려있는 그런 도로가 아니어서, 숲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바다지만, 그런데로 운치가 있다고 해도 될것이다.

사막에 살때는 몇시간씩 운전해서 바다를 보러 갔었는데, 막상 매일 보는게 
바다이니, 정작, 바닷가에서 바다를 본적은 아직 없는것 같다.  내심, 날이 넘 
추워서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고, 매일 보는 바다인데...라고 핑계를 대지만,
아무래도 내가 보고 싶을때 볼수 있으니까 그 희소성이 떨어져서 그런게 아닐가.

어서 봄이 왔음 좋겠다.  그럼 바다도 다시금 정다와 지겠지.



jsim, the new yorker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