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z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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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izona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best) <203.245.15.12> 
날 짜 (Date): 1999년 10월 15일 금요일 오전 01시 34분 23초
제 목(Title): 자명종


두달 전 부터 동생과 같은 방을 쓰고 있다.
다른 문제는 없는데 둘 다 잠꾸러기라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는거다.
결국 두 개의 자명종 시계에 의지하는데 보통 동생은 새벽 6시에 맟춰 놓고 난 아침 
7시에 시계가 울리도록 해 둔다. 알람 울리는 시간을 1시간 동안 여유를 두어서 
기상 성공률을 100%로 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자기 
시계의 자명종 소리를 들어야만 잠이 깬다는 거다.
동생 시계의 자명종 소리는 잠이 깬 상태에서 들으면 귀를 막아야 할 정도로 
시끄럽다. 동생이 밤에 늦게 잤거나 피곤해서 아주 오랫동안 자명종을 
방치해두어도 난 그 시계의 자명종 소리를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동생이 알람을 
꺼서 못 들었을거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동생이 집을 비웠을때도 역시 난 그 
알람 소리를 아침 7시가 되어 내 시계의 알람이 울릴때까지 듣지 못했다. 낮에 
동생 시계의 자명종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데 무척 시끄러워서 그 소리를 듣고 
잠을 잔 내가 정상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9년 동안 써 온 내 
시계의 알람은 너무나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 나온다. 어떤 때는 일부러 알람을 
울리게 해서 그 음악 소리를 듣고 있을 때도 있다. 그 아름다운 음악이 나의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7시보다 훨씬 이른 새벽 3시에 들려도 날 잠에서 깨어 나게 
한다. 동생은 자기 시계의 알람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너무 많이 자서 허리에 
통증이 느껴져야 일어 난다. 즉 허리 통증이 알람 시계가 되는 거지 내 시계의 
건전지가 다 닳아 움직임이 멈추어도 동생에게는 더 이상 알람의 역할을 
못하는것이다. 나와 동생이 특이한건지 아니면 내가 특이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를 보면 알람시계를 만들때 무조건 요란하고 시끄럽게 만들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좋아하는 소리를 알람으로 해두면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제 시간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때 
일의 효율이 높아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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