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izona ] in KIDS 글 쓴 이(By): archa (jri) 날 짜 (Date): 1998년 8월 20일 목요일 오전 10시 24분 41초 제 목(Title): 개학이구나. 학교 오리엔테이션 주간이라서 그런지 지도를 들고 학교를 여기저기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오늘만 해도 어디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는가라는 질문을 10번 가까이나 받았다. 드디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구나. 이런 광경을 멍청하니 지켜보다가 드디어 최근片穎Ⅰ� 나를 괴롭혀 왔던 원인 불상의 불안감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학교 가기는 죽어도 싫고, 선생 얼굴 보는 건 더 싫고, 보스 얼굴 보는 건 죽기보다도 싫었던 이유. 왠지 뭘해도 마음대로 안되고, 마음은 초조하고, 몸은 몸대로 피곤했던 이유... 바로 방학말 증상이다! 국민학교 첫 방학 이후,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찾아왔던 방학말 증상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학생짓을 너무 오래해서 나한테는 그런 증상이 더이상 없을 것이라는 쓸데없는 여유 때문인가? 세상이 수백번 천지 개벽을 해도 개학은 엄연히 개학인데도 말이다. 원인을 몰랐으니, 치료또한 불가능했던 거다, 어쨌든. 지금까지 수십번을 더 겪어온 마당에 치료법을 모를 수는 없다. 특히 대학교 입학 이후의 방학말 증상에 대한 확실한 치료약은 알고 있을 만한 짬밥이다. 약은 하나. 술먹고 헛소리하면서 개학이 언제인지를 잊어버리면 되는 거다. 술을 조금만 먹으면 별무효과. 죽자고 먹어야 한다. 방학이 언제 있었냐는 듯, 어차피 개학해도 공부안하고 놀기는 마찬가지라는 듯, 영원한 방학의 와중에서 개학하는 꿈을꾸는 것이라는 다짐, 아니면 원래 학기가 끝나려면 멀었는데도 방학하는 꿈속에서 헤맨것 분이라는 다짐. 그래, 호접몽이 해결책이다. 나같은 사람이 호접몽의 경지에 오르려면 술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다. 술먹고 신선흉내나 내는 수 밖에. 정신건강상 이번 주말에는 술을 퍼부으련다. 나같은 질병에 시달리는 분, 신선놀이 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연락주세요. 전 아직 공력이 딸려서 혼자 수련하지는 못합니다. 나야드님 이번주는 괜찮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