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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2월22일(일) 23시50분49초 ROK
제 목(Title): 기나긴 이야기


대학에 들어온 이후로 언제나 사랑에 대하여 생각했다. 
내가 왜 이렇게 가슴아파하는 것일까? 그녀는 내게 무슨 존재일까?
어쩌면 젊은 날의 내게 주어진 화두는 사랑이라는 두 글자였는지도 모른다. 
갓 대학을 입학한 나는 두번째로 그녀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했었다.(그 때는 
어러셔인지 사랑한다고 대담하게 말할 배짱이 없었다.  매우 일방적이었고 
무례하기까지 한 태도였던것 같다.) 그 이후로 그녀를 잊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그리고 말 그대로 공부만 했었다.  하지만 그녀를 잊을 수는 없었고 그녀에 대한 
온갖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우연히 그녀를 스쳐지나 갈 때면 그 날 
이후로 일주일 정도는 늘 우울했었던 것 같다.  그냥 눈물이 자꾸 나왔다. 
슬픔,분노,질투 등의 감정이 어린 나의 마음을 갉아 먹었다.  한편으로는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갔다. 그냥 나를 내팽겨치고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잡기 위해 무진 애를 섰다. 
 이년하고도 반년이 훨씬 지나갔을 무렵 나는 다시 그녀에게 나의 감정을 말했었다. 
그동안 그녀에게 말 할 기회가 몇번 있었지만 그녀가 나를 매우 싫어하는 기색인 
것 같아서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세울 것은 없는 나였지만 나는 진심을 다하면 
그것으로 되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이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럴 
때면 그녈 떠올리며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곤 했다.  요즈음 들어와서야 옛날에 
내가 경험했던 설레임,짧았던 기쁨,슬픔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 나는 국어 선생님을 좋아했었다. 이성 때문에 슬퍼 
하고 울었을 때는 그 시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사랑하는 ??씨"라며 선생님 
께서 나를 놀렸을 때 왈칵 눈물이 났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선생님께서 나의 
마음을 알아주었다는데 대한 기쁨의 눈물이었다. 친구 녀석들에게 눈물을 감추려고
그냥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삼학년이 되고 나서 나는 다시 예전의 개구장이 중학
생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후로 내가 그렇게 책상에 엎드려 눈물을 감추어야 했던 
시절을 겪게 될지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남자 치고는 조금나 슬퍼도 눈물을 쏟아
내는 나였기에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진학한 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남녀공학학교였다. 그곳에서 처음 그녀를 
보았다. 하지만 처음 내가 좋아했던 여자는  그녀가 아니었다.  여자애들에 대하여 
나는 잘 몰랐고 왠지 쑥스러워서 말하기를 꺼려했다. 그래서 처음 얼굴을 익힌 동기 
들에 대해서 나는 인사를 할 줄도 몰랐고 인사조차 받아주지 않았었다. 집을 떠나 
처음 간 낯선 곳에 대한여 경계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일까?  그래도 남자애들과는 
처음 몇 달 정도는 잘 지냈다. 그런데 왜? 그런 좋은 분위기가 게속되지 못했을까?
아직도 많이 어렸던 시절에 나를 두번째로 울게 만들었던 여자애랑 한반이 되었다. 
 개구장이 중학생이 고등학교로 진학해서 나긋나긋한 여자애들이랑 같은반에서 공부 
한다고 생각해보니 그 녀석은 왕내숭으로 돌변했을 것은 자명하다. 어떡하든지 멋 
있어보이려고 지금 생각해보니 거의 다 왕내숭이었던 것 같다.(내 생각인가? 동기 
녀석들 중에 몇놈은 확실히 왕내숭이었다.) 내가 십미터 이내에서 보았던 여자 애들 
중에 가장 예쁘다고 생각되던 여자애가 내눈에 확 들어왔다.  아침 기상시간이나 
수업시간등에 언제나 그 여자애랑 눈이 마주쳤던 것 같다.  여자애들 특히 그 예쁜 
애 \\에게 잘보이려고 쉬는 시간만 되면 공부하는 척 한다고 깝쭉된 것(물론 처음
에는 진짜 공부했는데 나중에 이렇게 됐다.)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나는 애써 
\\의 눈을 피하면서 무관심한 척 했다. 사실 매우 관심이 많아서 정말 \\의 눈길을 
대하면 왠지 모를 설레임이 뭉클하고 일어났다. \\의 자리는 맨 앞자리였고 나는 
거의 뒤쪽 자리였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누군가 발표가 있을 때면 그녀가 뒤를 돌아
보았다. 그럴 때면 그녀의 눈길을 피하려고 애썼다. 참 순진한 소년은 여자가 무서
웠던 것이다.  \\와 몇몇 애들이 제안을 해서 자리를 바궜다. 그리고 \\는 내 옆자
리로 오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이상하게 내게는 말을 걸지 않고 나의 앞과 뒤에 
있는 애들이랑 주로 말을 했다. 나는 쑥쓰러워서 말도 못 붙였다. 그녀는 매우 인
기가 많아서 내 주위의 동기 녀석들은 그녀랑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나는 왠
지 두려웠고 가슴이 뛰는게 싫어서 그 다음주는 자청해서 앞자리로 갔다. \\는 뒷
자리에 남겨진 채로... 풀이 죽어 있는 \\의 모습(어쩜 내가 그렇게 느꼈는지도)
그리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갔을 때 언제였던가... 옆에 있던 그녀가 정말 방긋이 
웃으면서(아직도 그 웃음이 기억난다.) 나에게 말했다.
"나 좋아하는 사람있다...."
나는 순간 어리둥절 했다. 무슨 소리야... 이거 참. 그런데 이 한마디 때문에 내가 
고등학교 일학년 내내 마음 아파서 울고 말 줄은 정말 몰랐다.  나는 정말 바보인지 
그 말이 무슨 소린지도 모르고 그저 무관심으로 대했으니..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
월에 서리가 내린데나.. 아니면 실연한 여자는 다른 남자에게 쉽게 빠져 버린데나
어쨋든 여름이 지나가면서 \\는 그 때 내 뒷자리 있던 녀석이랑 쉬쉬가 되버렸다.
더위가 가면서부터 나는 평생 처음으로 질투심이라는 것을 느꼈다. 질투심은 편견 
이라는 안경을 나에게 뒤집어 쉬우고 내게서 \\를 앗아간 녀석을 보게 만들었다.
\\의 그 한마디와 여러 모습들(아직도 기억나는 몇가지 있는데 정말 예쁜 소녀였던 
것 같다.)때문에 그녀를 쉽게 잊을 수는 없었고 급기야 열받은 녀석한테 얼굴을 
엊어 맞기까지 했다. 뭐 그렇게 잘못한거도 없는데 그 이후로 더럽기도 하고 기분도 
왕 짜즈에다 그냥 그래 그 말 그 녀석 들으라고 나한테 한 소리였어 하고 잊기로 
했다. 그 이후로 나는 이전의 내 모습대로 쾌할하게 보이려고 무진 애를 썼다. 성
적이 많이 떨어져서 열나게 공부했다. 그리고 일년이 마무리될 쯔음 수업시간에 
그녀가 우는 것을 보았다. 그 녀석은 얼굴이 새빨게져서 나를 쳐다보았었지... 흥
이다. 나한테 그래놓고 잘 되면 장을 지진다. 흐흥 .. 정말 어리고 순진한 나는 
통쾌함에 떨었었다.  서글픈 어린 중생(양)이었다.  그리고 그 둘이 쉬쉬가 되어 
여러 동기들의 눈을 찌푸리게 만들었지만 나는 그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학년이 되고 가끔 그 둘과 마주치면 내 쪽에서 먼저 인사를 하곤 했다. 그 둘도 
나한테 악감정이 있는 것이 아니었던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곤 했다. 나는 그 
때 조금이나마 성숙해 졌던 것 같다. "그래 얘들은 친구들이고 동기들이야." 요즈음 
가끔식 그들을 보게 되면 서글퍼진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할까?(너무 노인같은 소
리인가?) \\와 녀석은 이제 완전히 갈라선 것이다. 그 시절에게 녀석이 좀 나서는 것
을 좋아해서 나의 편견이 녀석의 장점을 가려버렸었던 게 아쉽다. 좋은 
녀석이었는데... \\와도 좋은 동기가 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이렇게 처음 좋아했던 소녀는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추억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리고 조금은 성숙한 나는 나에게 사랑이라는 화두를 던져준 그녀랑 같은 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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