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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1월20일(화) 19시44분15초 ROK
제 목(Title): 우울



몹시도 우울하다. 지금. 눈발은 휘날리고 있는데.
이십년 하고도 몇년 더 살아오는 동안을 돌이켜 보면 
신은 나한테 친절했었던 것 같다. 항상 내가 그리는 
나의 미래는 핑크빛이었고, 그 기대가 배신당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꾸만 암울해진다. 
내 앞길, 내 사랑. 모두가. 
새로 시작하고 싶다. 모든걸.
요즘은 매일매일 혼자서 이별연습 하고 있다. 
홀로서기와 이별연습. 참, 사춘기때 되뇌던 말들.
지금에 와서 뼈저리게 느낀다. 
진정한 내 사랑을 찾고싶다.
그리고 내 재능을 확실하게 쏟아부어도, 내 전부를 
바쳐도 아깝지 않을만한 일을 찾고싶다. 
전혜린씨의 글중에서 보면 종종 "내 안에서 여자임을 발견하고 
절망한다.."는 말이 나온다. 
내가 여자임을 인식하고 지내온 적은 별로 없었던 듯 하다. 
하지만.. 내가 여자라는게 싫다.  
다시태어난다면, 제발 부디 여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자유롭고 싶다. 온실속의 화초같은 나를 빨리 벗어나고싶다. 
더이상 누구에게도 의지하려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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