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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7년06월30일(월) 00시49분16초 KDT
제 목(Title): 여름이다..


끈끈한 여름이 되었다.. 땀이 주르르.. 정말 흐른다.. 방울이 맺히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차 안은 시원하다.. 그래서 난 버스가 좋구...

사실 오늘은 이렇게 보내려는 하루가 아니었는데..
낙서를 쓰고 휘청거리는 하루였다..
마음이 찢기는.. 그래서 이젠 갈 때가 되었다는.. 푸후..

결혼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혼자 살기로.. 거짓말..  약혼자는 비웃는다..
하지만, 그도 이젠 지쳤다는 표정이다..
하긴.. 나의 무지막지한 변화를 그도 당해내기 어려울테지..
내 마음 반 만이라도 이해하는 사람 만나면.. 그를 위해 죽어버릴까..
왜 죽냐구..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지..
그렇지만, 나를 절반만이라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행복을
놓쳐버릴 수도 없을테고..  그러니.. 결국은 죽어야지..

오늘은 그 아이가 떠난지 벌써 두 해가 되는 날이다..
그 때 오늘 밤엔 영안실에서 울면서 보냈었다..
차라리 그 때가 더 나을까.. 지금 앉아 그애를 그리워하는 것보다 말야..
인큐베이터 안에 버려두고 온 딸꾹질 하던 핏덩이가 생각난다.
그 아이에겐 딸꾹질이란 온 가슴을 죄이는 듯한 고통일텐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심지어 애가 둘이나 된다는 아줌마 의사까지도.

나..? 난 뭐했냐고..?
후후.. 찡그리고 이리저리 물어보기만 하다가 결국은 핀잔만 잔뜩 먹고
돌아섰지.. 아무 능력도 없었으니까..  그 아인 물을 먹여도 안된다는 거야..
굶겨야 한다나... 그 아이 엄마는 누굴까... 자기 아이가 그러고 있다는 
걸 알까..?

난.. 그래.. 책임질 수 없는 일은 말도 꺼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푸훗.... 죽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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