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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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miz (Daughter)
날 짜 (Date): 1999년 8월 10일 화요일 오전 09시 03분 21초
제 목(Title): 낙서 2.



행복이란 뭘까...행복한 가정이란 뭐지...

그동안 단단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이었는지...
내가 안심하고 나의 몸과 마음을 깃들이던 우리의 가정이 사실은 
유리처럼 한순간에 박살날 수 있는 연약한 것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이제 어머님과 화해를 해야하는데...
내가 어머님 앞에서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이런다면 화해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그러고 싶지가 않다.

이제까지, 어머님 입장에서 어머님 마음 편하게 해드리려고 
마음에 있거나 없거나, 어머님께는 고분고분(?) 혹은 즐겁다는 듯이 했던 나의 
태도가 문제를 키워온 것이 아닐까..싶기 때문이다.
내가 마음으로 진정 원하지는 않지만, 기왕에 하는 것(돈이든, 일이든) 
마음 편하게 해드리자..갈등 속에서 이런 결론을 내리더라고 
어머님은 그걸 모르셨었다. 나의 태도를 보고, "얘는 내가 너무 좋아서 
나한테 이만큼을 해주고도 기쁜가보다.." 이렇게 생각하셨댄다..
내 속이 얼마나 복잡했는지..모르시구.

그러니 더이상, 나는 어머님께 내 마음을 앞서나가서 잘해드리거나 뭔가를 하고 
싶지가 않다.

그래도 사과는 해야할텐데...
그리고, 어찌됐건 어머님 가슴에 못을 박은 건 사실이고.

결혼 초에 사람들이 그랬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잘하라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잘하는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너무 높은 기준에서 시작을 한 것일까..
내가 항상 나의 기준보다 높게 잡고 해드려도, 상황은 항상 더 많은 걸 요구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젠 감당하기가 힘들다..

모르겠다...오늘 하루도 뭐라고 사과할까..하루종일 이 생각이 머리를 맴돌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ㅁ떠오르지 않는다.

 하나님은...사람과 돈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시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사과를 하든, 진심으로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무엇을 가지고
어머님께 다가가서 화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식적인 며느리의 도리..이런거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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