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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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qkim (김 용 운)
날 짜 (Date): 1998년 6월 26일 금요일 오후 08시 59분 43초
제 목(Title): Re2: 결혼 후 변한다?


오리 아가씨~~~

> 선이라는 것에 대해서 별로 좋은 생각을 하지 않는 저로선 그런 일을 보면
> 참 황당하기까지해요.

나두 별로 좋지 않게 생각했다우...
아무리 봐도 팔고사는 거래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랬죠. 
우리 이모를 보면서 더욱 그랬고요.. (근데 잘 살데요.. 캬캬캬..)

그런데...
나이 들어 어찌 해볼 가능성 다 사라지고 나면..
선이라는 수단을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 어떻게 선을 보고서 100일도 안되어서 결혼까지 뚝딱이 가능한지.

제 경우는 소개팅 비스무리한 선이었는데..
줄 대어준 아저씨 아줌마가 함께 하고
얌전히 옷입고 둘이서 나갔으니..
어찌 보면 선같고 어찌 보면 소개팅같고..

80일만에 청혼하고..
100일째 직장에 꽃바구니 보내고
밤샘해서 십자수 놓은 이쁜 티 받고..
커플티처럼 입고 손잡고 다니고..
날은 못 잡았지만 200일쯤에 결혼할 것 같고..

그 과정을 보면..
100일 안 되어도 충분히 결혼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녀에게 청혼할 때 청혼을 위한 시를 하나 썼죠..

        [ 상략.. ]

        나는 아직 
        당신이 가꾸어온 세계의 언저리만 보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얼마나 깊은 색깔의 채색이 어우러져 있는지
        어떤 그림들로 가득차 있는지
        나는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가 알아보는 그 언저리의 모습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고 
        나를 감격하게 합니다.
        그 뒤에 놓인 깊은 세계를 
        아이처럼 기쁨 가득한 호기심으로 
        당신의 손을 잡고 발을 들여 놓으려 합니다.

        나 또한 당신에게 비슷한 정도의 
        내가 가꾼 세계의 일부만 보였을 것입니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당신에게 
        의미있는 나의 모습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함께 손을 잡아 
        우리가 가꾸어온 세계를 거닐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 놓여 있는
        기쁨을 당신과 나누기를 바라고 
        앞에 놓인 자갈밭 가시밭길을 
        당신과 함께 치워가며 걷기를 바랍니다.
        우리 앞에 놓인 짐들을 
        서로 맞잡아 들어올리기를 바랍니다.
        
        내가 걸어가는 삶의 길이
        당신이 걸어가는 삶의 길과 
        서로 맞닿아 있기를 바라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을
        나는 당신과 함께 나누고 함께 느끼며
        어쩌다 안개가 길을 가로막아도 
        맞잡은 당신의 손길을 느끼며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 하략... ]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또는 많은 것을 몰라도..
결혼을 결심할 수 있어요.
그래서.. 한 달만에 결혼을 할 수도 있는 것.. :)

> 적어도 결혼을 할려면 이 사람의 생활패턴이 어떻고 
> 나와 맞는 것은 상관이 없나요? 

당근 중요.
몇 가지 대표적 모습이 그 사람의 전체를 대변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것들은 그에 따라서 수용할만 하고..
좀 어려운 것들은 이해해야죠..

> 아직도 어려서 그런지...선이라는 놈이 황당하네요. 

나이들어 보슈... 흐흐흐..

> 혹시 여기 선 보고 결혼하신분 계심 답 좀 써주세요.

@선보고 결혼할 사람 썼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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