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10년 02월 11일 (목) 오전 08시 55분 15초 제 목(Title): 된장남 사람이 많지 않은 스타벅스 혹은 커피빈. 스타벅스라면 "그란데 드라이 카푸치노. 엑스트라 핫으로요.", 커피빈이라면 "더블샷 카푸치노. 뜨겁게 해주세요." 스타벅스에서 "엑스트라 핫"이라고 주문하는 이유는 뜨겁게 달라고 했더니 지네들끼리 "엑스트라 핫"이라고 콜을 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커피빈에서는 뭐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렇게 주문한 커피와 크로스무슈 또는 샌드위치랑 들고 앉아서 책을 펴놓고 여유작작 먹고 마시는 폼은 마치 뉴욕에 있는 느낌이.. 정말 들까? 솔직히 난 그렇게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뉴욕"을 느껴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정말 모를 일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내가 네스프레소를 샀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스타벅스나 커피빈에 들르는 이유는 단지 그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오전에 뭔가를 먹다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아침을 거르면 하루가 힘들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후자에 속한다. (울 마나님은 전자에 속한다.) 사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난 아침을 걸러본 적이 거의 없다. 누구는 학창시절에 늦잠자서 지각할까봐 아침을 못먹고 가는 적이 많았다고 하는데, 새벽형 인간이었던 나는 보통 아침먹기 한참 전부터 깨어있다가 아침을 먹고 나서도 한참을 놀다 등교를 하던 사람이다. 그랬기에 하루에 세끼를 챙겨 먹는 것은 일종의 의무이자 당연한 삶의 방식이 된 터이다. 이런 사고방식에서 본다면 아침을 스타벅스나 커피빈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을 보면 진심에서 곰탕처럼 우러나오는 애처로움을 느끼게 된다. 어떻게 보면 24시간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는 것보다는 좀 여유로와 보일 수는 있겠으나.. 전날의 음주로 인해 불가피하게 해장국집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 해장국집 손님들을 보면 애처로움보다는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게 된다. 암튼. 나는 된장남의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사고방식은 전혀 된장남이 아니다.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으면서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고 있으니. 모를 일이다. 그러고 있으면서 "마치 뉴욕인것 같아"라고 생각하면 정신건강에는 조금 도움이 될러나. 옛날 옛적. 잠시 오렌지 카운티에 머물렀을 때에.. 그때도 생계문제를 해결하러 아침에 스타벅스에 들렀던 적이 있다. 물론 누군가는 새벽이라고 부를만한 시간이다. 그런데 그때 책가방을 들고 있는 두 아이를 데리고 들어온 아줌마. 한눈에 보아도 자기가 출근하기 전에 아이들을 프리스쿨에 데려다 주기 위해 나선 아줌마로 보였다. 얼핏 들으니 (영어라서 얼핏 들을 수밖에 없었다.) 늦었다고 빨리 먹으라는 아줌마의 재촉. 그런게 뉴욕의 삶이라면 (좀 과장을 해서) 아이티 난민이나 뉴요커나 내게는 똑같이 불쌍해 보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