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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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a man) <proxy.hitel.net> 
날 짜 (Date): 1998년 11월 13일 금요일 오전 03시 59분 19초
제 목(Title): BeforeWeddingMarch


결혼하기.. 참 힘드는군요..

저는 애인을 무척 좋아합니다.
울 애인도 물론 저를 좋아하지요.

이제 내년이 되면 우리가 만난지도 3년이 됩니다.
물론 우리는 이미 ASAP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돈이 없는 대학원생입니다.
졸업은 아직 일이년 남은 데다가 산학 같은건 할 수도 없는 전공이지요.
울 애인은 요즘 아르바이트 비슷한 직장에 나가지만
내년에도 계속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제가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좀 할줄 아는데다 또 과외도 좀 하면
학교를 다니면서도 둘이 먹고 살만큼 벌수도 있을것 같았습니다.
학교에 기혼자 아파트가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집에서 빚을 여기저기 많이 지고 있더군요.
집에서 떨어져 지낸지 오랜 저도 별로 여유가 없는지는 알았지만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저한테는 자세히 말을 안했었습니다.

한 은행에서 이번달에 원금을 값지 않으면 유일한 재산인 집을 차압하겠답니다. 
제가 가진 돈이라도 보태야 하겠는데.. 
결혼식 비용으로 쓰려고 프로그램 만들어주면서 모아둔게 사라지겠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결혼을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울 애인은 이제 기다리는걸 힘들어합니다.
나이도 많지요 군대 다녀온 박사과정 학생인 저하고 한살 차이니
울면서 우리 그만두는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듯 합니다.

집에서는 결혼 이야기 자체를 부담스러워합니다.
당장 발등의 불 끄기도 벅차겠지요.

저는 냉수만 한사발 떠놓고라도 지금 결혼하고 싶습니다.

힘들다는 생각도 종종 들지만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될 자신감을 갖고 이겨내려고 합니다.


제가 여기다 이런 신세 타령이나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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