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ejim (주영이이모) 날 짜 (Date): 1998년 10월 31일 토요일 오후 03시 30분 55초 제 목(Title): Synchronization. 남편을 그리워하며 몇 달 전의 별일 없었던 저녁을 기억해 본다. 휴일 저녁이었나보다. 집에 있다가 CD를 하나 사러 같이 나왔다가 돌아가는 김에 남편이 맥주를 한 잔 마시고 가고 싶대서 동네의 조그만 카페(?)랄까 좀 정체불명의 곳에 무턱대고 들어갔다. 그런데 거기에는 레이저 디스크를 상영해 준다. 테이블은 한 서너 개 뿐인데 좀 겉멋스럽게 긴 머리를 파마한 그 곳 주인 남자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인가보다. ABBA의 음반을 틀어주고 있었는데, 혹시 싶어 한번 물어 보았다. Led Zeppelin의 "The Song Remains The Same"도 있느냐고. 남편에게 내가 사랑했고 사랑하는 그룹의 공연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별 생각없이 Dazed and confused를 신청해 놓고 곧 안절부절 해졌다. 좋아하는 않는 사람에게는 괴로울 수 있는 Hard Rock 음악, 그것도 이 한 곡이 30분도 넘게 계속되는 live연주를 이 문외한에게 들려주고 있자니 지루해할까봐 차라리 더 짧은 Whole Lotta Love를 신청할 걸, 그게 듣기도 더 편할텐데.. 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별로 즐기는 표정은 아니었지만 애써 뭔가 발견해 보려는 듯 노력 중이었다. 그렇게 30분여를 보내고 나는 그를 대견해 하며 그 곳을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그가 무척 사랑스러웠다. 그의 팔에 매달려 고등학교 때 꿈 속에서 Jimmy Page와 칼솜씨를 겨루던 이야기를 해 주며 집에 왔다. 그는 아마도 소화가 덜 된 맥주를 소화시키는 중이었을 거다. 차에서도 내 테잎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이건 누구 음악이냐고 물어보며 관심을 표현하는 그가 너무 사랑스럽다. 그건 아마도 스포츠엔 깡통이였던 내가 그 때문에 NBA playoff final을 두손을 쥐고 혼자서 보면서도 "Michael, It's your time!" 하며 소리를 지르고 관전하고, M. J. 를 우상화해서 Jordan씨, Jordan씨 하고 부르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이렇게 해서, 노래방에 가면 "영일만 친구"란 내 평생 듣도 보도 못한 노래를 즐겨 부르는 5살 연상의 남편과 나는 친구처럼 함께 있음을 즐길 수 있는가 보다. 아직도 50일이 지나야 남편을 볼 수 있다. 많이 예뻐해 주어야지. 그나저나 NBA파업은 언제 끝나려나. I must go down to the seas again, to the lonely sea and the sky, And all I ask is a tall ship and a star to steer her by, And the wheel's kick and the wind's song and the white sail's shaking And a grey mist on the sea's face and a grey dawn breaking. - J.Masefiel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