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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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fairy (kiki)
날 짜 (Date): 1998년 9월  8일 화요일 오후 09시 31분 31초
제 목(Title): re:신랑의 메일을 받고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제가 고민 했던 일들이 생각나네요.
 저도 많이 속상해했지요, 제 뜻과는 다르게 어른들께 이끌려서 
 다니는 모습이. 
 근데, 기본 원칙으로 세운거 몇개 빼고 가능한 맞추어 가는 쪽으로 
 결정을 했읍니다. 
 예를 들면, 예물은 저는 단 한세트 받았읍니다. 시어머님은 가능한 
 이것 저것 많이 해 주시길 바라 셨고, 저는 어짜피 장롱속에서 잠만 
 자게 될거라는 것을 알아서(제가 이것 저것 하고 다니는 것을 싫어 하
 하거든요) 결혼 반지만 하고 싶었는데, 결국 반지, 목걸이, 귀걸이 
 이렇게 했읍니다. 아까 와서 열심히 하고 다니는데(귀거리 빼고) 친구들은
 아직까지 결혼 반지 끼고 다니는 애는 저밖에 없다고 하죠. 참, 계속 
 낄 것을 고려 해서 디자인은 아주 단순한 것으로 했읍니다.

 그리고 예단도 저는 안 주고 안 받고 하면 편할 것 같았는데, 그게 마음 
 대로 되지 않더군요. 시댁 쪽에서 그렇게 많은 것( 밍크 코트라던가...)
 을 원하지 않으셔서 원하시는 만큼 했읍니다. 참, 저희 쪽에서 많이 받지 
 않겠다고 하시니까, 나중에는 어느 정도 줄여 주시더군요.

 그리고 혼수, 이건 제가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는 탓에 친정 엄마가 혼자 
 준비 해 주셨읍니다. 주말에 올라가면 생각 지도 않은 것이 이만큼...
 또, 제가 보기에는 좀 촌스럽다고나 할까요? 하는 것들이 몇개 있었죠.
 
 하지만 저는 이것도 큰 것들만 빼고는 그냥 엄마가 하시는 대로 두었읍니다.
 엄마는 잠시 당신이 결혼 준비 하시던 때로 되돌아가신 것 같이 보이시더라구요.
 엄마는 잠시 당신이 결혼준비 하시며 들떠 있던 때로 돌아가신 것 같았읍니다.
 지금도 집에 보면 에휴, 이건 왜 샀나 하는 것들이 있읍니다. 아깝기도 하고요,

 근데, 엄마가 즐거워 하셨을 것을 생각 하며 참지요.

 이정도, 흠, 결국 제가 하고픈 대로 많이 못했는데, 님도 어느 선까지는 
 잘 타협을 해 보세요. 어느 쪽이나 후회는 있읍니다.
 엄마랑 싸우고 마음대로 해서 흡족한 반면, 죄송한 마음도 들거든요.
 
 참, 쓰고 보니 두서가 없었는데,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아무리 속상하고 화가나도 (전 그만둘까 생각도 했읍니다) 결혼식 끝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니라는 걸 아실 꺼예요. 그리고 정말 잘 했다는 생각도 
 드실 꺼구요.

 그럼 준비 잘 하시고요.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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