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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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ejim (주영이이모)
날 짜 (Date): 1998년 8월 31일 월요일 오전 03시 40분 24초
제 목(Title): Re: 그는 한번도....



제 생각엔 두 가지, 아니 열 가지 측면이 다 섞여 있는 게 부부 관계인 것 같습니다.
제가 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게 참 신기하게 다가 오더군요.
이전까지 제가 살면서 경험해 본 인간 관계란 각자가 나름대로의
유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가령 부모님과 자식의 관계라면 부모님은 주시고 나는 의지하고 그런 관계,
또 형제 간의 관계란 좀 더 동등하고,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고, 친구간의 관계도 각 친구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대상에 따라 특성이 있어요. 가령 어떤 친구는 무척 신중해서
의지가 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나를 많이 웃게 해 주는
친구가 있고, 아주 많이 친한 친구는 그 중 두세네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부부 관계란 이 모든 인간 관계의 종합, 결정판이 아닌가 합니다.
남편이 부모님처럼 믿음직스런 동시에 선생님처럼 존경스러우면서
유치원생 아가처럼 유치하고 귀엽기도 하다가 애인처럼 달콤하면서
형제처럼 끈끈한 줄이 느껴지기도 하고 또 친구처럼 경험을
공유하고 학교 선배처럼 모범이 되기도 하는..
정말 신기합니다. 똑같은 사람한테서 이런 상반되기도 하는 여러
측면을 다 느낀다는 것은.
그래서 앞의 두 분이 말한 관계가 저는 전혀 모순되 보이지를 않는군요.

그런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우리 남편은 밤에 자다가
자기가 나를 안아서 깨워 놓고는 아침에 일어나서는 내가 밤에 자기한테
기어들어와서 잠이 깼다고 투덜거린다는 겁니다. 헤헤.

I must go down to the seas again, to the lonely sea and the sky,
And all I ask is a tall ship and a star to steer her by,
And the wheel's kick and the wind's song and the white sail's shaking
And a grey mist on the sea's face and a grey dawn breaking.  - J.Mase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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