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miz (Daughter) 날 짜 (Date): 1998년 7월 9일 목요일 오전 09시 29분 16초 제 목(Title): 낙서 2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한 번 싸웠다. 우리 시어머니는 지금 미국에 가 계신다. 5월 중순쯤 시동새 만나러 가셨는데, 이번 주일 새벽에 돌아오실 예정이다. 어머님이 미국가실 때는 달러값이 좀 비쌌었다. 1400원이 넘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내려서 1300원대이다. 남편은, 그때, 달러값이 비싸니, 그냥 보내고 시동생에게 빌려서 여행을 하신 후에 달러값이 떨어지면 돈을 송금해 주자고 했다. 나는 반대로, 달러값이 비싸면 얼마나 비싸냐..그냥 가실 때에 드리자고 했다. 나이드신 분이 돈도 없이 여행을 가서, 비록 자기 아들이지만 시동생에게 빌리고 어쩌구 하면 왠지 떳떳하지 않을 것 같았다. 뭐, 남편 어머니니까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해도 안될거야 없겠지만... 양심상 우리 친정엄마였다면...안그럴 것 같아서 그냥 떠나실 때 돈을 바꿔드렸다. 한 5백불 정도. 그런데, 요즘 뉴스에서 달러 시세를 보던 남편은 배가 아팠나보다. 남편 말로는 생돈을 몇만원 날렸으니... 나더러, 내 등살에 돈을 날렸다고 한다. 난 그 말을 듣고 너무 기가 막혔다. 어머님 미국가신다고 따라다니면서 다 준비해주고, 돈 바꿔드린 것도 결국은 어머님 얼굴을 생각해서 그런건데.. 자기 어머님을 그렇게 배려해줬으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이라도 제대로 했나 말이지... 그러다가 달러 시세보고 한다는 소리라니... 너무 약이 오르고, 그래 내가 두번다시 너희 식구한테 잘하나봐라.. 하는 오기가 생겼다. 자기가 친정 식구에게 한 걸 생각하면 난 어머님에게 아무렇게나 해도 당당할 수 있는데 말이지... 이 남자와는 아무래도 안되겠다..싶어지니까 왜 그렇게 슬픈지... 그날도 방실방실 웃으면서 매달리는 아기를 겨우 떼어놓고, "수빈아 엄마 좀 나갔다 올께..." 말을 채 잇지 못하고 황급히 뛰어 나갔다. 차를 몰고 어디론가 가려다가, 그냥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 그러다가 하나님께, 우리 가정을 지켜달라고 기도하고.. 어쨌든 그 다음날(그러니까 어제) 아침에 다시 화해했다. 화해는 참으로 싸움의 시작에 비하면 비논리적이다. 막 울고불고..하다가 정말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다가..기도도 하다가... 이러다보면, 다시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있나..를 떠올리게 된다. 사실, 우리는 양가의 반대를 극복하고 결혼한 경우여서 싸움을 해도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지만...그만큼 사랑하면서 사는 거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은 일주일 주기로 싸움을 하는데...아무래도 좀 자주하는 것 같다. 나도 예민한 면이 있고. 다음 주에는 싸우지말고 살아봐야지. 화해할 때는 이렇게 말했다. "여보 나의 사랑은 당신의 괴팍함을 덮을 수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남편은 그냥 씩 웃데. 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