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nonym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2002년 8월 18일 일요일 오후 06시 19분 02초 제 목(Title): Re: Habilitation이나, 프랑스 국가박사제� 앞에 독일의 하빌리타치온에 대해서 쓴 사람입니다. 프랑스 국가박사나 러시아의 교수자격에 대해서는 모르겠고요, 제가 아는 하빌리타치온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독일에서 박사를 받은 사람이 하빌리타치온 학위 때까지 5-10년의 긴 세월을 견뎌내는 방법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앞의 글에 나와있는 Mitarbeiter 를 하는 것입니다. 직역하면 연구조교 = Research Associate 인데요, 한국의 교수 딱가리 `조교'나 미국대학의 대학원생이 프로젝트 하나정도 맡아서 돈받고 일해주는 RA보다는 급이 훨씬 높다고 보셔도 됩니다. 독일-프랑스-러시아 등 유럽대륙의 국가들은 미국이나 한국같은 조교수, 부교수 제도가 없습니다. 정교수 뿐입니다. 하빌리타치온도 정교수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고요. 정교수가 젊어서 되느냐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특별히 탁월한 수재가 아니면 한국이나 미국에서 정교수는 빨라야 40대중반 정도이듯이, 독일대학의 교수(정교수)도 앞서 이야기한 제도 때문에 40대가 되어야 오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대학을 기준으로 볼때 테뉴어를 가지지 못한 조교수 급들이 하는 일 (사실 정교수보다도 이사람들이 하는 일이 훨씬 더 많죠.)을 맡아서 해줄 사람이 독일대학에 필요합니다. 이 사람들이 Mitarbeiter들 입니다. 쉽게 말해서 교수자리 바라보고 죽어라 일하는 대학의 staff들에게 미국대학은 테뉴어 없는 조교수란 명칭을 붙여놓은 반면에, 독일대학은 Mitarbeiter라는 이름을 붙여놓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독일대학에서 미트아르바이터는 미국대학의 RA와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교수의 프로젝트 해주고 돈몇푼 받는 박사과정 학생도 Mitarbeiter라고 하고, 하빌리타치온 학위를 가지고 교수자리를 아직 못찾아서 교수 밑에서 월급받고 연구해주는 강사도 Mitarbeiter입니다.) 미국 조교수 비슷하게 연구도 하고, 학생을 지도하기도 하고, 때로는 강의도 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조교수와 다른 점은 프로젝트의 PI가 될 수 없고 (정교수의 프로젝트에 빌붙어야 합니다) 자기 이름으로 학생의 논문을 지도할 수 없으며 (실제론 미트아르바이터가 지도했어도 지도교수는 정교수가 합니다) 교수와는 달리 정년보장이 안되어 있습니다. 교수되기전의 대학교 스탭들이 세계 어디나 다 그렇듯이 Mitarbeiter도 돈은 잘 못법니다. 그러나 아껴만 살면 굶어죽지는 않을만큼 돈을 준다고 들었습니다. 하빌리타치온을 하시고 싶다면 우선은 독일대학의 Mitarbeiter를 하시는 것이 (포스트닥도 또한 Mitarbeiter의 일종입니다) 가장 흔한 방법 입니다. 그다음 또하나의 방법은, 연구기관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독일의 경우에, 막스 플랑크 연구소나 지멘스 같은 대기업 연구소에 들어가면 굳이 대학에 적을 두지 않아도 학술적인 연구를 계속하고 논문을 발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구소에서 5-10년쯤 근무하면서 업적도 쌓고 논문도 발표해서 나름대로 일가를 이루면 독일대학에 신청해서 하빌리타치온 학위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박사받은 후에, 국립연구소나 유명한 기업연구소에서 경력쌓고 교수되는 것이랑 마찬가지입니다. 듣기로는 독일도 박사까지 딴 이상 학계에 남고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미트아르바이터나 연구소의 연구원 자리가 모자란답니다. 독일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의 경우는 그래서 아예 학위후 외국 (주로 미국)으로 진출해서 몇년간 포닥이나 펠로우를 하면서 하빌리타치온 학위를 신청하고 그 업적을 바탕으로 독일대학으로 컴백하려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제가 알기론 기본적으로 하빌리타치온은 학위를 신청하는 대학과 아무 관계도 없어도 됩니다. 자기 스스로 하빌리타치온에 충분할만큼 일가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면 어느 대학이나 신청할 수 있답니다. (그러나 대개 졸업했거나 일해봤던 대학에 신청하는 것이 보통인듯...) 그러나, 외국인에게 하빌리타치온을 주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독일에서 박사를 받은 외국인 중에서 하빌리타치온까지 하고 독일대학 교수가 된 사람도 있고, 독일인인데 외국에서 박사를 받은 사람도 하빌리타치온이 된다고 들었지만, 외국인이 외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하고서 나중에 독일대학 에서 하빌리타치온 학위를 받은 적이 있는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독일에서 정착할 생각이라면 몰라도 다른 나라에서는 있는지도 잘 모르는 하빌리타치온이나 프랑스 국가박사학위를 굳이 목표로 할 필요가 있을까요? -.- 하여간, 유럽의 교수자격을 목표로 고려하신다는 분,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혹시 과정중에 좋은 정보 얻으시면 어나니에도 정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