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nonym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2002년 8월 26일 월요일 오후 09시 01분 24초 제 목(Title): 벤처가 안되는 이유 대기업에 1년 남짓 다니다가, 일도 너무 루틴하고, 단순 업무 계속하다가 바보될 것 같아서, 벤처로 이직했다. 벤처 생활 1년 남짓, 10년은 직장에서 닳고 닳은 느낌이 든다. 물론,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하면서, 많이 배우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은 든다만,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그나마, 나란 인간도 정말 독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따위 곳에서 그래도 1년을 꾹 버티고 있는 걸 보면.... 대기업에 있을 땐, 매너 좋은 상사와 동료들이 그저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의례 직장인의 기본 자질인 줄 알았다. 난 다만, 너무도 변화가 없고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원했을 뿐이다. 그러나 왠걸, 벤처랍시고 와보니, 벤처가 안되는 이유가 다 있었다. 최정예 멤버가 모여도 비즈니스가 안될 판에, 온갖 떨거지들이, 고액 연봉을 부르며, 세월아 네월아 죽치고 앉아 있으니, 될 리가 있겠는가. 특히나, 부서장급 인간들, 처음 봐서는 뭔가 나름대로 특기가 있을 듯 한데 알고 보니 입만 산 개나가리들이다. 아주 기초적인 회계지식이나 재무적 소양 하나 없이 이빨만 까는 소위 경영학도들, 코딩하나 못하는 이른 바 엔지니어들, 할 줄 아는 것 하나 없이 돈이나 축내고 있으면서, 딴에 자기 연봉이 적다고 푸념하는 인간들, 정말 학을 뗄 지경이다. 내가 벤치마킹할 인간이 없다. 직장생활 2년 남짓한 내가 보고 배울 만한 인간이 없다. 온갖 떨거지 잡놈들만 모여있으니, 뭐가 되겠는가. 우리 회사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래 저래 얘기들어보고 알아보니, 대다수의 벤처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상장 잘해서 주식발행 초과금 까먹으며 사업이야 잘되든 말든, 몇년 걱정없는 한심스런 벤처들이 수두룩하고, 절묘하게 증자에 증자를 해서 근근히 버티고 있는 곳도 부지기수다. 아, 인생이 x되버린 것 같다. 대기업에 다시 들어가기도 뭐하고 마음에 썩 끌리는 회사도 없고, 어째야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