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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Jou ] in KIDS
글 쓴 이(By): com4ys (주전자)
날 짜 (Date): 2001년 3월 26일 월요일 오후 11시 30분 29초
제 목(Title): 일본 여행기7 - "친구들..."



 2월 21일(수).


 오늘은 일본에서 있던 날 중 가장 여유로운 하루였던 것 같다. 멀리 가지도 
않고, 관광한 것도 아니고... 대신 여러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 좋았다. 우리가 
묵었던 교토 숙소에 일본인들도 꽤 있었는데, 그 친구들하고 같이 놀면서 
하루를 보냈다.

 흠.. 일본 나이는 알다시피 만으로 따진다. 나랑 친해진 사람들은 27살의 
기혼자인 마스카와 노부히로라는 사람하고, 23살의 나카이 마모루(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가 떠오른다--;)였다. 후훗... 

 노부히로는 직업이 프리터, 즉 백수다.^^; 자기 말로는 시인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영어를 좀 하는 아저씨... 내가 보기엔 아내에게 얹혀사는 아저씨다.^^ 
원래 집은 치바현이라고 하는데, 한국와서 메일 보낸다고 한 것을 계속 까먹고 
있었다. 이런... 오늘이라도 보내야겠다.

 오늘은 도지에서 벼룩시장이 열려서 모두들 도지에 놀러갔다. 평소엔 입장료를 
받는데, 오늘은 받지 않는다. 음... 자원봉사인 듯한 사람들이 도지의 탑 등을 
설명하고 있다. 나도 노부히로랑 둘이 음악얘기, 한국사람, 일본사람 얘기, 
옛날이야기, 만화 이야기, 이런 저런 얘길 하면서 산책을 했다. 서로 음악 
취향(아저씨 취향^^)이 비슷해서 좋았다. 순전히 스티브 잡스가 좋아서 Mac을 
쓴다고 했는데, 일어, 한국어, 영어를 마구 섞어가며 얘기하는 것이 재밌다.

 마모루는 고교시절 사이클 인터하이(전일본 고교 선수권 대회) 챔피언이라고 
한다. 내년에 게이린(경륜)에 데뷔한다고 했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했는데, 
하여간 잘 생겼다. 근육질에... 음. 같이 있던 누나들 눈이 반짝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다른 누나들이 여자친구 사진을 보여달라고 졸랐는데, 
찢어버렸다고 한다. 얼마전에 깨졌나보다. 얘길 들으니, 여자친구는 
15살(--;)이었다고 한다. 여덟 살 차이... 한국에서는 여덟 살 차이나 나는 
사람하고 사귀는 것이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하니까 거기 있던 일본사람들은 다들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이런... 자전거를 타고 전국 일주중이라고 
한다.^_^

 다른 가고시마에서 왔다는 19살짜리 친구(물론 일본나이)도 있는데, 이름을 
잊어버렸다. 흠... 둘이 만화 얘기를 꽤 오래 했는데...

 그 숙소에서 15분에 150円(비싸다--;)으로 컴퓨터를 쓸 수 있었는데, 좀 
느렸지만 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글을 쓰기는 무척 힘들었지만, 한글 
폰트가 깔려 있어서 한글을 볼 수는 있었다. 음.. 여러 통 와 있다.


 저녁은 다같이 도시락을 사먹었다. 일본와서 그러고 보니 도시락 사먹은 적이 
없어서...^^;


 같이 TV보며, 이야기 하며 놀다가 드디어 숙소를 나섰다. 오늘밤 야간 버스를 
타고 도쿄로 가는 것이다. 저녁에 비가 부슬부슬 온다. 많은 만화나 영화들에서 
나오는 간사이 지방의 부슬부슬 비오는 장면이 연상된다. JR西日本에서 
운영하는 야코바-스를 타기 위해 교토역으로 갔는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마지막으로 교토역을 다시 한번 올라가고 싶어졌다. 왠지 맘이 가라 
앉아있어서...

 어제 올라갔던 방향과는 반대방향으로 교토역을 올랐다. 그리고, 스카이웨이를 
걸었다. 역시 아베크족의 거리다. 왠지 부럽다. 후훗. 왠지 쓸쓸하고... 비오는 
밖의 모습은 왠지 도시 전체를 슬프도록 보이게 한다.


 우리 버스는 11시였다. 버스 터미널의 역할을 하는 버스 정보 센터에 들어가 
있었는데, 곧 대학에 입학한다는 두 여학생과 대화를 나누었다. 둘 다 집이 
오사카라고 했는데, 그 중 한 명, 시미즈라는 친구가 한국에 친구가 있다고 
했다. 인천에 사는 은실이라고 했는데, 한자로만 銀實을 알고 발음을 모르고 
있었다. ^^; 역시 일본사람들은 누구나 만화를 좋아하나보다. 만화 얘길 
하다보면 어느새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걸 보면...

 그들은 우리보다 먼저 버스로 떠났다.

 야간버스는 생각보단 좋았다. 일단 뮤직서비스가 있으니까... ^^; 좀 추웠다는 
것이 기억에...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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