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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Jou ] in KIDS
글 쓴 이(By): leehs (젠틀이)
날 짜 (Date): 1999년 4월 27일 화요일 오전 08시 38분 39초
제 목(Title): 설악산 등반기 III



  12시경 하산 시작.. 연구지원실 김점숙씨 장딴지 근육통으로 대청봉에는 못오르고 

먼저 하산하고 대청봉에 올랐던 사람들은 그 뒤를 쫓아 내려가기 시작했다. 가파른 

소청에서 희운각까지의 내리막길에서 끝청에서 대청봉에 오다가 조금 아팠던 

무릎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내리막길이 경사가 급해서인지 더욱 무리가 왔다. 

그래도 희운각 까지는 선두에 서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도중 먼저 내려간 김점숙씨 일행을 만났다. 근육통이 더욱 심해지고 

가파른 내리막길이라 속도가 떨어진 것이었다. 그녀를 다른 일행들과 부축해 

내려가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설악산의 경치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우리 

일행들의 동료를 위하는 마음을.. 가는 도중 올라오시다가 쉬고 있던 아저씨한분이 

우리를 보시고 김점숙씨의 장딴지에 피를 내어주고 주물러 주는 응급조치도 

해주시고..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 우리들을 보고 자신들이 

응급약으로 가지고 온 파스를 주시고 압박붕대를 주시는 마음.. 지나치면서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반갑습니다. 수고하세요로 인사하는 마음.. 그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끼던 자기만 알기만 하던 마음들, 매스컴을 통해 들리는 나쁜 소식들.. 

이런 나쁜 찌꺼기들이 땀과 함께 나오는 노폐물처럼 갈증뒤에 갈증을 가시는 청량제 

역할을 하게 만들어주어 감사하다... 경사는 가파렀지만 이런 정감과 앞에 보이는 

절경이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희운각 산장에서 계곡물을 수통에 담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양폭산장방향으로 하산을 하였다. 내려온지 얼마 안되어 

시작되는 천불동계곡의 모습.. 양쪽 면은 바위산으로 군락을 이루고 그 바위들 

틈새에 자라나 있는 나무들.. 너무 가파러서 만들어진 철계단을 타고 가면서 

계곡물의 깨끗함.. 물소리.. 전에 가본 무릉계곡 보다 더욱 멋있게 느껴진다. 

계곡물은 흘러 가다가 단단한 바위에 깊은 웅덩이를 만들며 떨어지는 폭포와 주위를 

감싸고 있는 바위산들의 절경에 심취하여 일주일에 한 번 이곳에 와서 자연과 

벗하고픈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조금씩 아파오는 무릎 때문에 선

녀탕이라 이름이 붙여지 폭포주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잠시후 

일행들이 도착하여 나처럼 계곡 물에 세수도 하고 물도 마시고 발을 담그는데 

갑자기 풍덩하는 소리가 들린다. 전력에너지실의 이기만씨가 선녀탕에 빠졌는데 

오히려 헤엄을 치며 즐거워 하자 최전무님이 선녀탕은 여자들만 들어가는데 남자가 

들어가 큰일났다고 하셔 좌중은 배꼽을 잡을 수 밖에...

  여기에서 아침에 나눠진 나머지 김밥으로 간식을 하고 다시금 하산.. 이번 

설악산행에서의 내게 최고의 난코스.. 백면암을 거쳐 비선대까지 내려오는길.. 양폭 

산장까지 무릎의 통증이 있어 스프레이를 뿌리고 내려 왔는데 그 통증이 더해지기 

시작하였다. 선두그룹에 속해 팀원인 김정훈씨와 내려 갔는데 같이 내려 가던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고 계속되는 돌길로만 이어지는 

너덜지대가 더욱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점점 내려가는 속도는 떨어지고 나로 

인해 다른 분들이 방해 될까봐 먼저 앞서 보내고 2시간여를 오른 발과 손에 

의지하고 네발로 내려가다시피하여 혼자 계곡을 따라 내려 갔다. 이 덕분에 오른쪽 

다리와 양팔에만 알이 배웠지만.. 혼자 내려 가면서 보이는 절경들도 이제는 

나에게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 오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의지하고프고.. 그래도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픈 왼쪽다리를 생각하여 오른쪽 다리와 두 손을 이용하여
 
절뚝거리며 내려온 2시간.. 내려 오면서 나는 나에게 해낼 수 있도록 스스로 격

려도 하고..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이것도 못해하는 도전도 생기고.. 

그렇게 땀으로 범벅이 되어 내려가다보니 드디어 비선대가 보였다.. 거기를 보니 

조금은 더 힘을 내게 되더라고.. 절뚝거리며 도착하니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동료가 생수를 주어 받아 마시자마자.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지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바위위에 큰대자로 뻗었다.. 그 누웠을 때의 편안함...

  거기에서 속속 도착 하시는 일행들을 기다리며 네번째 와보는 비선대를 감상해

보았다.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대학 1학년 겨울방학 교회 대학부 수련회, 그리고 

2학년 군에 가기전 왔던 곳.. 이상하리 만큼 편안해졌다. 앞에 보이는 장군봉, 

검바위, 계곡물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그 속에서 서로 주고 받는 내려 올때의 

이야기들.. 새벽에 한계령에서 시작하여 대청봉을 거쳐 설악동까지의 약 18 KM의 

거리를 13시간이상이 걸려 내려온 모두들의 얼굴에는 힘든 표정보다는 어떤 즐거운 

미소가 깃들어 있었다.  후발대가 늦어져 일부 사람들과 먼저 설악동으로 내려왔고 

모두 버스에 도착하여 8시쯤 숙소인 고성쪽의 금강산콘도로 향하였다.

  숙소로 가는 중간 거진항에서 회로 저녁식사겸 회포를 풀며 최전무님의 제안에 

의해 각자의 소감 발표기회를 가졌다. 아픈 동료를 도와주고 받은데 대한 감사.. 

자신은 못할 줄 알았는데 해냈다는 만족... 산행 도중에 만나는 사람들의 순수함.. 

설악산의 절경.. 나못지 않게 모든 분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만이 가득하였다.. 

이렇게하여 늦여름의 설악산행은 마무리를 지웠다.

  지난 휴가때 보았던 바다보다 산을 등반하면서 많은 것을 내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눈으로 보는것도 좋지만 실제로 산행을 하며 느끼는 힘듦, 경치에 대한 감상, 

사람들간의 정감, 땀냄새의 상큼함, 산바람의 시원함.. 나이가 이제 지긋하신 

최전무님의 젊은날의 산행을 통해 느끼는 감정은 후에 살아가는데 많은 지표를 

가져다 준다는 말씀처럼 나에게는 큰 쳬험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알이 밴 다리를 

주무르면서 다시금 아름다운 설악산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울 수 있어서 좋다..

힘들어 하는 만큼 기쁨을 느끼는 자리도 큰가보다..



PS: 가끔은 자신이 힘들때일수록 자신의 환경과 예전의 모습을 성찰하는
 
    모습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프레스트 검프에서 그의 어머니가 인생을 초코렛에 비유했듯이 

    저들 나름대로의 모습이 있지만 자신을 성찰하는 그런 모습은 어쩌면

    용기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날씨가 너무 좋네요... 이런때는 MT라도 가고 싶은데...


 
 당신은 특별하기를 원합니다.  누구나 다 그렇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 아주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이미 특별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누구와도 다른 유일한 존재이니까요.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은 있었던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 First thing first...  젠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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