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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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6 ] in KIDS
글 쓴 이(By): ninoji (ninoji)
날 짜 (Date): 2002년 9월  8일 일요일 오전 09시 02분 59초
제 목(Title): 꼴때리는 보드


내 386 보드 만들자고 선동하는 사람들보고 참 한심하다고 혀를 끌끌 찼었는데 
이렇게 떡하니 보드가 만들어진게 놀랍습니다. 

올라오는 글들을 가만 보는데 끌끌.. 그래 오락 얘기하고 만화 얘기하니까 
가슴이 통하는거 같고 행복해요? 쯧쯧... 얼마나 사는게 고달프면 아니면 
무료하면 그런 자질구레한 기억가지고 헤헤거릴까.  

키즈정도 들어오는 30대라면 저 위의 글 10억, 중요한 30대가
처럼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야 정상이지.  어렸을땐 꿈도 참 많았지만
지금 제대로 이룬게 없고, 더 소름끼치는 사실은 앞으로 세월이 지나도
별로 나아지는거 없이 요모양 요꼴로 지낼 수 밖에 없을거란 예감에 속으로
몸서리를 칠 수 밖에 없는것.

뭐? 나는 낙천적이라고 그런 고민 안하고 만족하며 잘 산다구? 지랄마라
키즈 인간들이 얼마도 출세지향적이고 콧대가 센 속물들인데.  

별로 해놓은건 없으면서 겉모습은 팍팍 삭아가니까 그 또한 괴로운 일이 없지?
여자들이야 굳이 내가 말할 필요도 없겠고(아마 속으로들 죽고 싶을걸) 
재미있게 신나게 놀고 사랑도 하고 싶지만 젊은애들이 끼워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이고 난 바쁘고 그럴 나이도 지나고 했으니 젊은 애들이랑 놀 수 
있나 하고 핑계댈 정도로 사회에서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속이지들 마라.  오락 얘기하며 히히거린다고 그런 문제들이 눈녹듯 
사라지나.  솔직히 어떻게 하면 돈많이 버나 승진하나 출세하나에 대해서나 
논해보는게 이 보드의 성격에 맞는다.

넌 그런데 관심이 별로 없다구?  그러니까 너가 하고 있는 일이나 생활이 
그모양 그 꼴이지.  뭐? 네놈이 벤쳐 기업의 이사고 집도 샀고 돈도 좀 있고 
그래도 이런데 가끔 와서 옛날 오락얘기 하면 좋다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너가
아주 대단한 놈으로 착각하는 모냥인데 웃기지 마라.  맨날 돈 모자라 
빠듯하면서 허풍떨기는.

그런데 나는 겔러그 점수가 잘 안 오르는 편이었다.  스테이지가 올라가고 
위에서 점점 더 마구 쏟아져 내려올때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정신이 혼미해져 
어쩔줄 모르다 쾅 받히곤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위기 생황(?) 에서 
아드레날렌이 과다 분비 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스스로 아드레날린 분비를 
조절할 수 있으려나... 

마지막으로 오락장을 출입하던 시기가 아마 Street Fighter II 가 휩쓸던 
때였던 거 같은데,  무심코 오락장에 가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어~ 전부 나보다 
한참 어린 애들이네~ 하고 머리가 뻥~해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그것이 나의 마지막 오락장 출입날이 되었었던 것이었다.  

글쎄~  나도 오락장에다 돈 수억 갖다 바쳤지만 그때 얘기는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는데.  오락 얘기는 오락 보드에서 해야하는거 아닌가.  30 
대라고 다 그렇게 오락에 대한 진한 향수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

그리고 만화 같은 것도... 얼마 전에 딴지에서 로보트 태권 브이 붐을 좀 
일으켰었나 본데...  그 쪼끄맣던 시절에 그거 보면서도 에이 마징가 제트 
고대로 배꼈네 하고 혀를 끌끌 차던 생각이 선연한데 그걸 왜 리바이벌 까지나 
해야 하나.

나는 그 시절에 듣던 가요나 팝송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얘긴 음악보드에서 해야지 왜 내가 이 보드에서 얘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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